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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 무관..3년차 연봉 6000만원인 요즘 '핫한' 회사

조회수 2020. 9. 25. 22: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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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좋아한다면, 3년차 연봉 6000만원인 이 회사 도전?
스타트업 인어교주해적단
전국 수산시장 시세나 수산물 관련 정보 제공

우리나라에선 ‘수산시장’ 하면 바가지 쓰기 쉬운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지난해 6월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그중 21.2%만이 전통시장에서 파는 수산물 가격을 믿는다 답했다. 반면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은 36.1%에 달했다.


실제로 일부 악덕 상인이 쓰는 속임수 기술은 다채롭고 현란할 정도다. 일반인에게까지 알려진 사례로는 저울 눈금 영점 조정해 어긋난 위치에 두기, 저울에 얹은 수산물을 뜰채나 손으로 슬며시 눌러 중량 부풀리기, 무게 재는 바구니에 철사 등 이물질을 몰래 넣기, 수산물 무게 잴 때 일부러 물 또는 얼음을 많이 퍼 넣어서 양 늘리기 등이 있다. 정직하게 장사하는 상인도 적지 않지만, 워낙 농락당하는 고객이 많다 보니 이들까지 억울하게 욕을 먹기 일쑤다.


그런 이유로 탄생한 스타트업이 바로 ‘인어교주해적단’이다. 지난 2013년에 수산물을 좋아하는 청년 셋이 모여 꾸린 회사로, 전국 각지 수산시장 시세나 수산물 고르는 팁 등을 제공한다. 도·소매 규모에서 수산물 판매자와 구매자를 중개하는 유통 업무도 한다. 

출처: 인어교주해적단 제공
인어교주해적단 사람들

현재 전국 수산물 점포 300여개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으며, 직원도 그간 12명으로 늘었다. 이들이 운영하는 사이트와 카카오페이지, 페이스북 등 SNS는 누적 방문자 수가 1600만명에 달한다.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약 2만7000여명 정도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인어교주해적단을 세운 이는 이랜드 유통부 출신인 윤기홍(35) 대표다. 직장에 다니던 중 중국인들의 수산물 소비 규모가 커지는 걸 목격하고 창업을 결심했다 한다. “마침 정해진 규칙과 시스템에 따라 일해야 하는 회사 생활이 답답했던 데다, 작더라도 나만의 사업을 해 보겠다는 생각을 항상 품고 있었거든요. 일단 저부터가 수산물을 좋아하는 것도 있고요.”


첫 출발은 수산물 시세 정보 제공 서비스였다. “우선 칠리크랩 수입·유통에 뛰어들어보려 했는데, 믿고 맡길만한 셀러(판매자) 찾기가 너무 힘들더군요. 이 시장엔 우선 수산물 관련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는 서비스부터 도입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출처: 인어교주해적단 제공

시작은 미약했다. “점포 리뷰를 하려 드니 상인 반발이 심했어요. 수수료 없이 무료로 해주는 조건으로 간신히 점포 두세 개 정도나 유치할 수 있었죠.” 하지만 점차 제휴를 맺는 가게가 늘었고, 어느 시점부터는 먼저 함께 일하자 청하는 상인도 나타났다 한다. “저희가 점포 소개와 수산물 시세 리뷰를 꼼꼼히 한 가게에 손님이 늘기 시작했거든요. 아무래도 손님 입장에서도 투명해 보이는 가게에 발길이 더 갈테니까요.”


그들이 일하는 방식


인어교주해적단은 제휴업체를 고를 때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 방식을 사용한다. 일반 고객인 양 목표 가게를 방문해 정찰하고, 주변 상인들의 평판도 듣는 것이다. 시세나 저울 눈금을 속이면 말없이 물러선다. 가게나 조리도구 위생이 나빠도, 주인이 불친절해도 탈락이다. 괜찮은 점포라는 결론을 내린 뒤에야 신분을 밝히고 제휴 요청을 한다. 이 때문에 인어교주해적단 직원들은 자연히 전국 수산시장을 구석구석 방문하게 된다.

출처: 인어교주해적단 제공

관계를 맺으면 인어교주해적단에 시세 정보를 올려주거나 홍보를 해줄 뿐 아니라, 일종의 ‘컨설팅’ 서비스도 따라붙는다. “메뉴 구성을 손님이 좋아할 만한 방식으로 짜주거나, 맛을 개선할 수 있도록 조언해주는 등이죠. 예를 들면 회가 너무 얇게 썰렸으니 좀 더 두껍게 떠내면 좋겠다던가, 소(小) 사이즈와 대(大) 사이즈 간 차이가 너무 크니 그 틈새에 사이즈를 하나 더 끼워 넣으라는 식으로요.” 또한 수산물 도·소매 거래 중개도 한다. 인어교주해적단 매출 중 90% 정도는 도매 거래 중개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나오고, 각 점포에서 받는 수수료는 10% 정도 비중뿐이다.


이런 과정에서 얻은 수산물 관련 지식을 정리해 소개하는 업무도 있다. “특정 시기에 먹기 좋거나 혹은 피해야 할 수산물을 소개하거나, 특정 수산물을 깊이 분석하는 글을 쓰는 등이에요. 통계자료를 풍부하게 사용해 정보를 가급적 객관적으로 전하려 노력하죠.”

출처: jobsN
인어교주해적단이 제작한 '활새우, 대하, 꽃새우 가격 정보 등 새우의 모든 것' 정보글 중 일부

채용 계획


인어교주해적단은 급성장 중이라 지금 일하는 인원만으로는 손이 많이 모자라다 한다. 이 때문에 조만간 직원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선발 예정 규모는 한 자릿수 단위다. “직군이 수산시장 점포관리와 도매거래 등을 맡은 ‘제휴팀’, 콘텐츠 제작과 홍보 등을 하는 ‘마케팅팀’, 소매를 관장하는 ‘온라인거래팀’으로 나뉘어 있긴 해요. 하지만 어느 팀에 속하건 수산시장을 많이 가보고 수산물도 자주 맛봐야 하니, 수산물을 정말 좋아하는 분이어야 즐겁게 일하실 수 있을 거예요."


연봉은 인어교주해적단 성장세처럼,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한 구조다. 입사 첫해 연봉은 돈을 덜 주는 중견기업 수준이지만, 2년차부터는 일반적인 중견기업과 비슷해진다 한다. 더군다나 3년차부터는 아예 웬만한 대기업을 웃도는 수준에 이른다. “역량과 성과에 따라 연봉을 주기 때문에, 딱 어느 직군 몇 년차는 얼마라고 그어 말하기 어려워요. 다만 지금 재직 중인 사원 기준으로 보면, 3년차 사원이 연 4500만~6000만원 정도를 받고 있죠.”

꼭 수산물 관련 전공을 해야 지원 가능한 건 아니라 한다. “사실 대표를 비롯해, 지금 일하는 사람 중에서도 수산물 쪽 전공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저 정보기술을 활용해 수산물 시장을 혁신하고, 나아가 전 세계 수산물을 아우르는 ‘수산물 정보화 플랫폼’을 만든다는 비전에 함께할 수 있는 분이면 누구든 좋습니다. 평소에 수산물을 즐겨먹고 그 경험을 널리 알리고픈 마음이 있던 분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문을 두드려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글 jobsN 문현웅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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