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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민·정선희·문천식을 KBS·MBC에 '취업시킨' 사람은?

조회수 2020. 9. 25. 20: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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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
국내 최대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
콘텐츠 키우는 인큐베이터
"가장 큰 경쟁자는 음악"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송은이&김숙의 비밀보장, 김생민의 영수증'


구독자 4만명~18만명의 인기 팟캐스트다. 팟캐스트는 라디오 방송처럼 제작자가 음악이나 이야기를 녹음해서 인터넷에 업로드하면 청취자들이 내려받아 듣는 형태의 방송이다. 2007년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엔 애플 아이튠즈(미디어 플레이어)를 통해 업로드하고 다운로드 받아야 했다.


2012년 3월, 이 과정을 없앤 서비스가 등장했다. 바로 '팟빵'. 아이튠즈를 통하지 않고 팟캐스트를 올리고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웹사이트다. '프로파일러 배상훈의 CRIME' '정선희 문천식의 행복하십쑈' 등 직접 팟캐스트를 제작하기도 한다. 현재 등록된 방송 1만562개, 한 달 평균 이용자 약 73만명. '팟캐스트 하면 팟빵'이라는 공식을 만든 김동희(48) 대표를 만났다.

출처: jobsN
팟빵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김동희 대표

사표 쓰고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다


중·고등학생 시절 PC통신을 통해서 처음 인터넷을 접했다. 당시만 해도 펜팔 친구와 1대1로 이야기를 나누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PC통신을 연결하니 수백명의 사람과 동시에 만날 수 있었다. 신세계였다. 그렇게 인터넷에 빠졌다. 금속공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전공을 따라 자동차 회사 설계 연구원으로 취직했다.


"30살 때 즈음 IMF가 터졌어요. 구조조정으로 다들 힘들 때였습니다. 구조조정 대상은 아니었는데 점점 걱정이 되더군요. 경기 상황은 좋지 않았지만 마침 인터넷 붐도 일었고, 항상 관심을 가졌던 인터넷 관련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사표를 썼어요. 그 후 전자상거래 솔루션 개발 업체에서 5년, 가상현실 관련 회사에서도 7년 정도 일했습니다. 2010년 코리아센터 닷컴으로 이직했어요."


팟캐스트와의 만남


미디어 사업팀의 실장으로 일했다. 항상 사업 아이디어를 고민했다. 2011년에 시사·정치를 주제로 한 '나는 꼼수다'라는 팟캐스트를 처음 들었다. "나꼼수가 큰 인기를 끌었어요. 인기에 비해 사람들이 팟캐스트를 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당시 파일을 받기 위해서는 아이튠즈에 접속해야 했기 때문이죠.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면 불편했습니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어요.


제작자들도 업로드에 불편을 겪었습니다. 제작자가 아이튠즈와 같은 곳에 파일을 업로드하면 사람들이 다운을 받습니다. 그때 데이터 트래픽 비용이 발생하는데 업로드 한 사람이 부담해야 했습니다. 인기를 얻으면 트래픽이 증가해 돈을 더 내야 하죠. 제2의 나꼼수가 나오려면 운영비용을 줄일 수 있게 도와야 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팟호스팅 입니다. 월 9900원만 내면 무제한으로 팟캐스트를 올릴 수 있는 서비스였어요."

출처: 팟빵 제공
인기 팟캐스트. 김생민의 영수증, 송은이&김숙 비밀보장,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회사에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2012년 3월, 10여 명의 팀원들과 함께 사내 창업 형식으로 팟빵과 팟호스팅을 시작했다. 제작자는 팟호스팅을 통해 방송을 제작해 팟빵에 올렸다. 청취자는 아이튠즈를 거치지 않더라도 팟빵으로 직접 방송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아이튠즈가 필요 없어진 것이다.


사용자는 늘지만 적자


2013년에는 팟빵 앱도 출시했다. 월평균 이용자 수가 2013년 25만명에서 2016년 60만명으로 증가했다. 다양한 주제의 팟캐스트가 생기고 청취자가 늘었지만 적자였다.


"당시 비즈니스 모델은 팟호스팅 뿐이었는데, 이곳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한정적이었습니다. 제작자들에게 편리한 환경을 제공했다는 면에선 성공했지만 비즈니스 모델로는 실패였어요. 또, 팟빵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재생되는 트래픽 비용까지 부담하니 적자였죠. 모회사에게 받는 지원으로 연명했습니다. 콘텐츠 플랫폼의 수익 모델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광고와 콘텐츠 유료화. 결정을 내릴 때였습니다."


김대표는 콘텐츠 유료화 대신 광고를 택했다. 로컬 광고로 시작했다. 가령 청취자가 중고차를 판매하는 딜러라면 특정 팟캐스트에 자신의 매장 광고를 내달라고 직접 요청했다. 노출 수를 정산해 광고비를 받았다. 광고수익은 팟캐스트 제작자와 50대50으로 나눴다.


광고 효과가 좋았다고 한다. 김대표는 "중고차 딜러 같은 경우 광고 이후 중고차 문의가 50% 증가했다고 연락이 왔고 지금까지도 하고 있다"며 "이후 송은이&김숙의 비밀보장처럼 연예인이 진행하거나 다른 유명한 방송에는 기업광고가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20억 투자 유치…생활에 스며드는 콘텐츠 키울 것


광고 수익 외에도 외부 투자 유치를 위해 발로 뛰었다. 지금까지 총 20억원 투자를 받았다. 광고와 투자유치로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했다. 지난해 중순, 모회사로부터 독립했다. 최근엔 월 정액제로 운영하던 팟호스팅을 없앴다. 제작자가 무료로 팟캐스트를 업로드 할 수 있는 셈이다. 단, 팟빵에서 제작한 팟캐스트는 오직 팟빵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전에는 팟호스팅을 통해 올라온 팟캐스트를 다운받아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팟빵에서 만든 방송을 다른 팟캐스트 앱에도 올릴 수 있었어요. 그때 발생하는 트래픽 비용은 우리가 지급했고 광고수익은 우리가 아닌 해당 앱 운영자가 가져갔습니다. 이제는 불가능해요. 서비스 강화와 오디오 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어요. 콘텐츠를 소유하는 것은 아니에요. 제작자가 원하면 비용을 내고 다른 서버에 업로드 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출처: jobsN
팟빵 사옥에는 팟빵 오리지널 콘텐츠를 녹음하는 녹음실과 공개방송을 위한 공간이 따로 있다. 최근 AI 스피커 개발업체와도 제휴를 맺어 스피커로 팟캐스트 청취가 가능하다.

등록된 팟캐스트 방송 1만562개, 월평균 이용자 약 73만명 규모의 팟빵을 운영하는 김대표. 팟캐스트를 생활에 스며드는 오디오 콘텐츠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멀티 테스킹이 필수인 시대예요. 하나의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 온전히 시간을 투자하지 않죠. 오디오 콘텐츠는 다른 일을 하면서 이용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어요. 그 시간을 팟캐스트로 채우고 싶습니다. 가장 큰 경쟁자는 음악입니다.


인기 팟캐스트와 믿고 지원해준 모회사 덕분에 팟빵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팟빵이 팟캐스트를 키울 차례입니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KBS로 진출했고 정선희 문천식의 행복하십쇼를 맡던 두 DJ는 MBC 라디오 '지금은 라디오 시대' 진행자로 뽑혔습니다. 계속해서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나갈 것입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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