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사부터 모델·걸그룹까지 찾는 156.7cm 여성

조회수 2020. 9. 21. 17: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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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의 아픔을 잊어요
156.7cm ‘꼬맹이’ 폴댄서
춤으로 만성통증 이겨내
세계대회에도 도전

송련진(31)씨는 한국에서 제일 좋은 직장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공기업 한국마사회를 그만두고 폴(철봉·Pole)을 잡았다. 3년차 폴댄스 전문 강사다. 폴댄스는 세로로 고정된 폴을 잡고 근력과 유연성으로 다양한 동작과 기술을 선보이는 춤이다. 그녀는 폴댄스 강사 가운데서도 특별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왼쪽 골반 인대가 제 기능을 못한다. 심할 땐 간병인을 둬야 할 정도다. 아픔도 그녀의 폴댄스에 대한 열정을 막진 못했다. 열심히 연습해 출전권을 따냈고 12월에 세계대회에도 출전한다.  

출처: 본인 제공
폴댄서 송련진씨

-폴댄스는 어떻게 시작했나

“졸업 후 한국마사회 통역원으로 일했습니다. 단 한 명 뽑았는데 서류와 면접을 거쳐 합격했어요. 업무와 보수가 안정적이었지만 즐겁진 않았어요. 살도 많이 쪘습니다. 그런 제 모습이 싫어 회사생활의 도피처로 춤을 선택했어요. 근력도 키울 수 있는 폴댄스에 빠졌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생계를 위해 위해 인터넷 쇼핑몰과 스튜디오 대여 사업도 해봤다. 그러나 폴댄스를 출 때 제일 행복했다. 폴댄스에 집중하기로 하고 모든 일을 접었다. 제대로 하려면 돈, 시간,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폴댄스학원 전문인반에 등록해 2개월간 전문기술을 배웠다. 보조강사도 했다. 4개월만에 전문강사 자격을 얻었다.


-강사로서 자기만의 강점이 있다면

“어릴 때부터 발레, 재즈댄스, 현대무용 등 다양한 춤의 기본기를 익혔어요. 대학에선 무대예술을 전공했습니다. 그런 점이 수강생들에게 춤의 전문용어와 기술을 가르치는데 도움이 돼요. 요즘 발레폴(발레와 폴댄스를 접목한 운동)이 인기인데 발레 동작에 대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출처: '련진' 인스타그램
아시아갓탤런트 출연한 모습

-폴댄서 강사의 하루는

“ ‘폴러스폴댄스’ 홍대점·강서점·강남점에서 수업합니다. 하루 평균 4회 강의를 하고 약 30~40명에게 가르쳐요. 재활기술, 해부학까지 공부할 정도로 몸의 기본 구조에 대한 연구도 합니다. 폴댄스는 몸을 잘 알아야 할 수 있는 운동이거든요. 초·중·고급반으로 나눠 수업하는데 초급반에서 더 인기가 많아요. 기본을 세우는 게 중요한데, 잘못된 건 정확히 지적하거든요. 주말에도 약 7시간 연습합니다.”

수입은 일반 회사원보다 조금 더 많다. 수업 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한 달에 약 200만원 후반 정도를 번다.


다양한 사람들도 만났다. 카지노딜러·간호사·게임회사 직원·기자·변호사·의사 등 직업도 여러가지였다. 열다섯살 소녀부터 54세 주부까지 나이도 달랐다. 취미로 배우다 학원까지 차린 직장인도 있었다. 모델 박경진, 걸그룹 에이프릴에게도 폴댄스를 가르쳤다. 가수 박재범과 방송에서 더블폴(2명이 팀을 이뤄 같이 하는 폴댄스)도 선보였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 ‘아시아갓탤런트’에도 출연했다. 방송출연은 무대에 대한 열정을 다시 찾아줬다.

출처: 본인 제공
국내 폴댄스대회도 주최했다.

-폴댄스의 매력은

“몸과 마음의 아픔을 잊게 해줘요. 삶에 활력이 되어줍니다. 원하는대로 동작이 안될땐 ‘이게 뭐라고 멍들고 아프면서 하고있나’ 싶을 때가 있어요. 그래도 재미를 못 잊고 봉을 한번 더 잡고 올라가게 돼요. 복잡한 생각을 잊고 몸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게 매력입니다. 근력이 좋아져 통증도 줄어들어요.”


-직업으로서 힘든 점은

“몸 관리를 항상 해야 해요. 부상도 잦은 편이라 재활치료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관리를 하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심적으로 힘들때도 있습니다.”


첫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6위를 했다. 두 번째 대회를 앞두고 부상을 당했지만 결과는 2등. 2017년 12월 스위스에서 열리는 ‘POSA(폴댄스 세계선수권 대회)’ 출전을 앞두고 연습중이다. 각국 대표선수들이 나오는지라 부담이 되지만, 열심히 준비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목표다. 

출처: 본인 제공
대회 연습중인 모습

-폴댄스 대회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예술성과 기술 항목으로 나눠 심사합니다. 피겨, 체조처럼 심사기준이 엄격해요. 각국 폴댄스협회는 폴댄스를 대중에게 알리고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회 개최도 그런 노력의 하나예요. 폴댄스가 올림픽 시범종목으로 채택되는 게 목표입니다.”


-어떤 폴댄서가 되고 싶은지

“다양한 특기를 갖춘 폴댄서요. 사람을 만나는 직업인만큼 관심사를 공유하고 정보도 주고 싶어요. 그래서 취미가 많아요. 스키, 승마를 하고 한복, 조명, 꽃병, 가구도 만듭니다.   


폴댄스 하면 야한 춤이란 생각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춤을 추려면 노출 있는 의상을 입을 수밖에 없어요. 봉을 이용해 기술을 보이는지라 살이 닿는 면적이 넓을수록 안전하거든요. 폴댄스는 힘과 균형의 예술이예요. 몸의 구조를 잘 이해하고 표현력도 뛰어나야 해서 머리를 잘 써야 하는 운동이예요. 몸 쓰고 춤추기만 하면 되는 일이 아니라, 폴댄스도 전문적인 일이란 걸 알리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폴댄스가 발레처럼 인식되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글 jobsN 김민정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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