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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2017.11.13. 작성

“‘체대=무식’편견깨고 싶었다” 학원7개 운영자가 시작한일

학원 7개 운영하는 30대가 창업에 뛰어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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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2012년 9000억원, 오는 2020년에는 6배가 넘는 5조 81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농협경제연구소 자료). 애완동물(pet)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인 ‘펫코노미(petconomy)’라는 용어까지 등장할 정도다.


최근 반려동물 시장에 진입,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2016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펫프렌즈’다. ‘우주에서 가장 빠른 반려동물 용품배달’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펫프렌즈앱은 1년 만에 2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회사는 주문하면 하루도 아닌 한시간만에 배달하는 서비스로 고객을 끌어당기고 있다. 성공한 학원 사업가에서 반려동물 스타트업 대표로 변신한 펫프렌즈 김창원(33) 대표를 만났다.


성공한 학원 사업가, 스타트업에 뛰어들다


김 대표의 첫 창업은 20살 때였다. 고려대 사회체육학과에 입학한 2003년, 여름방학을 맞아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체대 입시 과외를 시작했다. 김 대표가 내려와서 후배들을 가르친다는 소문이 나자 체대 입시 준비생들이 한꺼번에 몰렸다.

김창원 펫프렌즈 대표

출처 : jobsN

“제가 고등학교 때 공부도 안 하고 말썽도 많이 부렸는데요, 고3 때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해서 대학에 갔습니다. 안동에서는 나름 유명인사였죠. 제가 내려와서 과외를 한다고 했더니 한 달 만에 50명이 찾아왔습니다. 생활비 벌려고 시작했던 일이 커진거죠.”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짜리 사무실을 얻어 학생들에게 공부와 운동을 가르쳤다. 독일에서 스포츠 의학을 배우겠다는 꿈을 갖고 있던 김 대표는 유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업과 사업을 병행했다. 그러나 그가 24살 되던 해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습니다. 유학은 포기하고 사업에 집중했습니다.” 구미, 포항 등 영남지역에 7개의 지점을 냈다. 한 해에 그가 운영하는 체대 입시학원을 거쳐 가는 학생만 수백명에 달한다.


하지만 서른 즈음, 그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돈은 꽤 많이 벌었지만, 체대 출신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은연중에 ‘무식하다’는 편견을 내보이는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배달의 민족’으로 유명한 김봉진 대표가 미대 출신인데, 체대 출신도 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가르쳤던 제자들에게도 ‘본보기’가 되고도 싶었고요.”


결심하자마자 학원 지분 절반을 후배들에게 그냥 넘겨주고 무작정 상경했다. 개발자를 ‘모시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됐다. 함께할 개발자를 찾기 위해 3년간 100명이 넘는 개발자를 만났다. 이중 김 대표가 마음에 쏙 들었던 사람이 음식배달 앱 ‘요기요’ 앱을 만든 ‘파인앱’의 박세진 팀장이다.


“제겐 꼭 필요한 사람이었어요. 제 능력을 보여줘야 했습니다. 당시 저는 IT 쪽은 부족했지만, 광고·기획·영업은 자신이 있었습니다. 지역 맛집 앱을 만들어주면, 제휴 식당을 모아서 능력을 입증해 보이겠다고 했죠.” 결국 석 달 만에 300개의 제휴 식당을 모았고, 박 팀장은 김 대표와 함께하기로 했다.


빠른 ‘태세전환’으로 승부수


명확한 1등 업체가 없고, 성장 잠재력이 큰 산업을 찾아다녔다. 그의 선택은 반려동물 시장. 2016년 11월 펫프렌즈는 동물병원, 미용, 호텔, 훈련, 펜션 등 반려동물 관련 오프라인 업체와 이용자들을 연결해주는 O2O 서비스를 내놨다. 서비스 시작 3개월 만에 동물병원, 미용 삽, 용품 판매장 등 3000곳을 입점시킬 정도로 김 대표는 열심히 뛰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시원찮았다.


“애완동물과 반려동물의 차이점을 아시나요. 애완동물이 ‘데리고 논다’는 개념이라면, 반려동물은 ‘가족’이라는 느낌이 강하죠. 과거 사람들은 강아지를 애완동물이라 생각했지만 이제 반려동물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인식이 완전히 전환됐을 때야 비로소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펜션이나 호텔, 훈련 같은 시장이 커지는 건데,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서비스 시작 6개월 만에 O2O에서 반려동물 용품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전략을 바꿨다. 단, 남들과 같은 방식으로 해서는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펫프렌즈가 내놓은 게 정오부터 자정까지 한 시간 안에 반려동물 관련용품을 배달하는 서비스, ‘펫프라이더’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상당수가 혼자 사는 사람입니다. 대부분 직장인이죠. 바빠서 사료나 간식 등을 까먹기 일쑤인데다, 직접 택배를 받지 못하니 경비실에서 찾아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성으로선 무거운 사료포대를 경비실서부터 집까지 갖고 오기가 쉽지 않죠.”


사무실에 2500여종의 반려동물 용품을 갖춰놓고, 주문이 떨어지면 바로 배달한다. 김 대표도 직접 오토바이를 몰고 나선다. 미처 준비돼 있지 않은 물건도 구해다 준다. 펫프라이더 서비스 시작 초기엔 강남·서초구에서만 주문할 수 있었는데, 3만건가량 주문이 몰렸다. 사업성을 확인한 김 대표는 지난달 광진·성동·송파·용산구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구매 고객의 90%가 여성이다.

펫프렌즈가 배송시 넣는 손편지

출처 : 펫프렌즈

펫프라이더 서비스의 강점은 단지 빠른 배송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는 게 김 대표의 얘기다. “저희는 배송할 때 손 편지를 꼭 씁니다. 아이(반려동물)의 나이나 특성에 맞는 사료나 용품을 샘플로 보내서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등 ‘감성’을 충족시켜주고자 노력합니다.” 특히 여성고객이 절대다수기 때문에 캣타워(고양이가 놀 수 있도록 지어진 구조물)나 고양이 화장실 등 조립이 필요한 물건들은 배송기사가 직접 설치까지 해준다. 이렇다보니 펫프랜즈의 재구매율은 92%나 된다.


돈벌면 직원 뽑는 데 쓰겠다

펫프렌즈는 내년 4월까지 서울 전역에 펫프라이더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직원 수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현재 직원 수는 16명인데, 이 중 12명이 김 대표가 체육을 가르쳤던 제자거나, 김 대표의 체대 입시학원에서 일해본 이들이다.


“체대 출신들은 승부욕과 근성이 기본적으로 있는 친구들이라 맡은 일을 잘해냅니다. 사업을 확대할 때 이들을 꼭 채용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저와 인연을 맺은 친구들에게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주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그는 배송은 물론 영업도 직접 뛰지만, 월급은 한 푼도 받지 않는다. “ 펫프라이더 서비스 지역이 전국으로 확장되고, 펫프렌즈가 확실한 1등이 될 때까지 펫프렌즈에서 버는 돈은 재투자하고, 직원들을 더 뽑는 데 쓸 겁니다.”


글 jobsN 안중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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