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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서 일하며 "대단하다" 생각한 기술..숱한 실패끝에 성공

조회수 2020. 9. 21. 17: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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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캐릭토리엄' 만든 VR 전문가
애플에서 일하며 VR 초기 모델 접해
"숱한 실패 겪어 하면 안 되는 게 보여"
VR전용 테마파크가 목표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특수 안경을 쓰면 현실과는 전혀 다른 신세계가 펼쳐진다. 좀비가 득실대는 마을이 나타나기도 하고, 카레이싱 경기장이 펼쳐지기도 한다. VR 기기 이용자는 게임 속 주인공이 된다. 괴물을 사냥하는 헌터나 카레이서가 되는 식이다.


한국가상현실산업협회가 밝힌 국내 VR산업 규모는 9636억원(2015년 기준). 2020년엔 5조 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VR 게임은 새로운 게임 트렌드 자리잡아가고 있다. 서울시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 있는 VR 게임 체험존 'K-라이브 X VR 파크'를 이용하려면 예약을 해야 할 정도다. 'K-라이브 X VR 파크'는 2017년 9월 문을 열었다.


최인호(43) 픽스게임즈·디캐릭 대표는 “게임 산업이 오락실에서 PC, 플레이스테이션과 위(wii)로 이어졌는데 이제는 VR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최인호 대표
최인호 픽스게임즈·디캐릭 대표(왼쪽), 아이디어쇼에서 받은 VR 마케팅상.

그는 애플 관련회사 엔지니어에 출신이다. PC 게임과 VR 게임을 직접 만들고 에버랜드와 함께 캐릭터 테마마크 '캐릭토리엄'을 기획·운영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한국축구협회가 만드는 스포츠·IT 융합 테마파크 ‘풋볼팬타지움’을 기획·총괄했다. 경북게임컨텐츠센터 테스트 베드와 전북문화콘텐츠 진흥원의 VR 테스트룸을 구축에도 참여했다.


애플에서 일하며 VR 초기 모델 처음 접해

-언제부터 VR에 관심이 있었나요

“1996년부터 4년 동안 애플 관련회사 엔지니어로 일하며 VR 관련 기술을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퀵타임은 다양한 각도의 사진을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가상공간 이미지를 구현해 내는 기술이었죠. 지금 VR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걸음마 수준이었지만, 그땐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컴퓨터 성능이 좋지 않아서 이런 기술을 자연스럽게 구현해내지 못했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VR로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1999년, 동료 5명과 뜻을 모아 픽스코리아라는 이름의 게임사를 차렸다. “그래픽 디자이너, 전자출판 엔지니어도 있었어요. VR 게임은 아니었지만 일반적인 PC 게임은 충분히 만들 수 있었죠.”


-사업은 잘 됐습니까

“초기엔 잘 됐어요. 미국에서 70만달러 투자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계약 문제로 소송을 하다가 사업을 접어야 했습니다." 이후 MBC플러스미디어와 앵그리버드 게임 체험전 행사를 열며 게임테마파크 사업을 진행했지만 이마저도 순탄치 않았다. "운영 문제를 겪으며 7억원의 손해를 입었습니다.”

출처: 픽스게임즈
레이스룸VR 게임을 테스트하는 게이머 모습(왼쪽).

"숱한 실패 겪으니 하면 안 되는 게 보여"

한국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할 만큼 낙담했다. 그때 에버랜드에서 연락이 왔다. 캐릭터 체험관을 만들려고 하는데 앵그리버드 체험 기획을 해본 픽스코리아가 맡아줄 수 있느냐고 제안했다.


“삼성이잖아요. 그것도 놀이공원에서 게임 캐릭터 사업을 할 수 있으면 성공하겠다 싶었죠.”


이때 회사명을 픽스게임즈로 바꿨다. 꼬마버스 타요, 변신 자동차 또봇, 뽀롱뽀롱 뽀로로 등 국산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모아놓은 테마파크 ‘캐릭토리엄’을 에버랜드에 만들었다. 캐릭터가 어린이들의 움직임을 따라 하는 체험존, 조종기를 이용해 로봇을 움직이는 축구게임, 캐릭터 상품 판매관 등을 최 대표가 직접 기획했다. 서울산업진흥원(SBA),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협력하는 에버랜드 사업을 국내 스타트업이 기획하고 운영한다는 소식에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업도 오래 하지 못했다. 에버랜드의 다른 체험관이나 상품 판매처와 겹치는 사업은 할 수 없었다. 처음 기획대로 사업을 할 수 없게 되자 적자가 났다. 결국 1년 6개월여만에 이 사업에서도 손을 떼야 했다.


-사업을 하기 싫었을 것 같습니다.

“하도 실패하다 보니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성공은 장담 못해도 다시 실패하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 테마파크를 기획하고 구성하는데는 자신도 생겼고요.”


다시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돈이 필요했다. 다른 회사에서 주문하는 게임을 대신 만들어주고, 정부 지원 사업을 받아오기도 했다. 2016년에는 매출 18억원을 올렸다. 그러면서도 VR 게임 산업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VR기기가 값은 싸지고 성능이 좋아지는데 콘텐츠는 많지 않았거든요.” 

픽스게임즈가 에버랜드와 함께 만든 에버랜드 캐릭토리엄에서 어린이들이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노는 모습.

VR전용 테마파크 만드는 게 목표

그는 독일, 스위스 기업과 협업해 '레이스룸VR'이란 VR 전용 게임을 만들었다. 게이머가 가상현실에서 카레이서가 된다. "온라인으로 24명이 동시에 레이싱을 벌일 수 있습니다. VR룸에 접어든 순간부터 퇴장까지 실제 레이싱 경기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죠. 이 게임으로 미래창조과학부 최우수 평가도 받았습니다. 유럽과 중국에서 먼저 출시했고 한국에서는 2018년 부터 VR 전용게임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2017년 10월부터는 동국대 글로벌 콘텐츠 최고위 과정 주임교수로 4차산업·VR 관련 강의도 진행한다. "교수님, 제조업체 사장님, 연예인, 콘텐츠 전문가까지 50명이 수업을 듣고 있어요." 

-목표가 있다면

“직접 만들어 운영하는 VR 테마파크를 만들 계획입니다." 그는 구상도 끝났다고 했다. 2017년 7월 대만에서 열린 APEC2017아이디어쇼에서 VR 테마파크 구축·운영·기획안으로 'Grand Prize(심사위원 대상)'과 ‘Best Experience Marketing Award(마케팅상)’을 받았다.


그는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고 했다. “그동안 게임을 청소년 유해산업으로 취급해 이 산업이 많이 타격을 받았습니다. 규제가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시장을 키우면서 필요한 제도를 보완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급격하게 성장하는 일본·중국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글 jobsN 이병희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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