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병'앓던 대기업 직원의 대박 신화 비결은 빅뱅·무도

조회수 2020. 9. 24. 01: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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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때려 치우고 양말 팔아 연매출 7억 내는 청년대표
대기업 나와 양말 브랜드 오픈
빅뱅, 무한도전과 공동작업
파리·뉴욕 진출..연매출 7억 달성

‘빅뱅과 무한도전’


비슷한 점이 없을 것 같은 아이돌 그룹과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양말 브랜드 아이헤이트먼데이(i hate monday)와 굿즈(팬 상품)양말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빅뱅, 무한도전 같이 이름값이 비싼 곳과 손잡고 양말을 만든 회사는 어떤 곳일까?


아이헤이트먼데이는 홍정미(32) 대표가 대기업 디자인팀을 박차고 나와 만들었다. 2011년, 매장도 없이 양말 자판기로 시작했다. 지금은 유명 편집숍 곳곳에서 아이헤이트먼데이 양말을 찾아볼 수 있다. 2017년엔 파리 BK편집숍과 뉴욕 리즈(LEEZ) 백화점에도 진출했다. 양말을 팔아 올리는 연 매출은 5억원~7억원 정도다.


쳇바퀴 같은 회사생활


사업 시작 전 그녀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2007년, 이랜드 그룹 패션기업 ‘EnC’에 입사해 디자인팀에서 3년간 일했다. 2010년에는 ‘오브제’ 디자인팀으로 이직해 1년 동안 일했다.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던 일이었지만 회사 생활에 치여 본인의 삶이 사라지자 힘들었다. 

출처: 홍씨 인스타그램 캡처
아이헤이트먼데이 홍정미 대표

“옷과 악세서리를 디자인했습니다. 주말엔 매장으로 시장조사를 다녔어요. 쉬는 날이 없던 셈이죠. 야근은 기본이고 집에 못 가는 날도 많았어요. 디자인 평가받는 날을 앞두고는 회사에서 살았습니다. 이런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지쳤어요.” 본인의 사업을 하고 싶었다. 옷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지만 초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다. 옷 대신 취미로 모으던 양말로 눈을 돌렸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업을 결심한 지 일주일 만에 회사를 그만뒀다.


월요일의 소소한 재미..아이헤이트먼데이


“직장인일 때 월요일이 정말 싫었습니다. 그래서 내 브랜드를 만들게 되면 이름은 꼭 ‘아이헤이트먼데이(I hate monday·월요일 싫어)로 하겠다고 결심했죠. 힘든 월요일에 사람들이 제 양말을 신고 행복하면 좋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준비만 1년이 걸렸다. 배워야 할 것들이 많았다. 양말 제작 과정부터 알아야했다. 회사 동료에게 양말 공장을 소개받았다. 하루 종일 공장에서 양말을 어떻게 만드는지 눈으로 보고 배웠다. 또, 간단한 홈페이지를 만들고 판매할 양말 디자인을 했다.


디자인과 제품 구성 아이디어는 일상에서 얻는다고 한다. 양말은 한 짝만 잃어버리거나 한 짝에만 구멍이 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쪽 양말은 멀쩡하지만 그냥 버려지게 된다. "불편한 점을 보완하고자 '3삭스(3socks)' 제품을 구상했어요. 양말 3짝이 한 세트입니다. 한 짝이 사라지거나 구멍날때를 대비한 것이죠. 제작이 문제였어요. 수만 개씩 만드는 게 아니라 소량 제작입니다. 공장에서는 안 해주려고 했죠. 특히 제가 처음 디자인한 양말은 왼쪽 오른쪽이 다른 짝짝이 양말이었습니다. 더 싫어하셨어요. 매일 찾아갔습니다. 창고 청소는 물론이고 밥도 같이 먹으면서 공장 사장님을 설득했습니다. 이 과정이 브랜드 런칭 전후를 통틀어 가장 힘들었습니다."


자판기부터 시작해 편집숍 입점까지


1년 동안 몸으로 부딪히며 배운 끝에 2011년 3월 아이헤이트먼데이를 시작했다. 홍대에 사무실을 차렸다. 처음엔 판매보다 홍보가 중요했다. "사람들에게 이런 양말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 했어요. 양말 자판기를 만들었죠. 일본 유니클로 매장에 있는 티셔츠 자판기를 보고 영감을 받았습니다."


자판기를 소량으로 제작하는 업체는 없었다. 열 곳 넘게 전화했지만 번번이 거절이었다. 마지막으로 전화를 받은 업체 사장님이 아이디어가 재밌다며 만들겠다고 했다. 두 대를 제작했다. 하나는 가로수길에 또 하나는 인천에 설치했다.

출처: jobsN
매장 안에 진열돼 있는 제품과 3짝이 한결레인 3 socks 제품

'I HATE MONDAY' 로고가 적힌 종이컵에 양말을 넣어 판매했다. 가격은 5000원. 당시 판매하던 양말보다 가격이 높은 편이었다. '0이 하나 더 붙은 것 아니냐'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가격을 유지했다. 걱정과 달리 반응이 좋았다. 한 달에 자판기로만 60만원 어치를 팔았다. 그때 여러 편집숍과 온·오프라인 매장에도 입점했다. 홍대 상상마당을 시작으로 유명 패션 편집숍 에이랜드, 텐바이텐, 29cm 등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준비 기간을 포함해 개업 후 1년 동안 혼자 일했다. "디자인과 유통, 배송준비 등 모두 혼자 했습니다. 막 시작할 때이고, 규모가 크지 않아서 인력을 늘릴 여유가 없었습니다. 주변 친구들이 많이 도와줬습니다. 런칭한 지 2년째 되던 해에 직원을 채용했습니다."


양말로 콜라보레이션 진행, 뉴욕파리 진출


2015년, 합정동에 쇼룸을 열고 제품을 직접 판매하기 시작했다. 공동작업도 진행했다. 아이돌 그룹 빅뱅 'MADE'로고를 넣어 만든 양말은 콘서트에서 판매했고, 지금은 YG샵에서 팔고 있다. MBC 무한도전과 작업한 양말은 MBC 브랜드 스토어에서 판매하고 있다. 2017년엔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올여름부터 프랑스 파리에 있는 BK 편집숍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한 시즌에 약 200만원 어치가 팔렸다.

출처: 아이헤이트먼데이 홈페이지 캡처
YG와 작업한 '빅뱅양말'과 무한도전과 작업한 '무한도전 양말'

그 즈음 뉴욕 리즈 백화점에 입점하자는 제안도 받았다. 판매할 제품과 백화점 내 위치선정 등 약 2개월을 준비해 지난 9월 판매를 시작했다. 아직 매출이 얼마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현지에서 반응이 좋다고 한다. “저희 양말을 신고 피드백을 남겨주십니다. 대학생 고객은 과제로 저희 가게 제품을 분석해서 책으로 만들었어요. 평가가 끝나고 선물로 주셨습니다. 팝업스토어를 진행할 때마다 항상 1등으로 줄을 서서 제품을 사는 고객도 기억에 남습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고마워요.”


양말이 주력 상품이지만 지난 5월부터 니트와 머플러도 판매 중이다. 맨투맨, 바지 등 홍대표가 입고 싶은 의류 위주로 상품군을 넓혀갈 생각이라고 한다.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그녀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업이 쉽진 않습니다. 저도 처음엔 매출이 적었습니다. 제품 재고도 많이 남았죠. 그때마다 할 수 있다고 되뇌며 제 자신을 믿었습니다. 시작했다면 의심보다 확신을 갖고 하시길 바랍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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