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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에 850평 짜리 무료 도서관 만든 회사

조회수 2020. 9. 24. 00: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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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가 월 1억원 벌던 공간을 수입 안나는 도서관으로 바꾼 이유는?
코엑스몰 명소된 '별마당 도서관'
주말 하루 6만5000명 찾아

신세계그룹은 2016년 12월 한국무역협회로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을 10년간 장기 임대했다. 이제 코엑스몰의 명칭은 신세계 복합쇼핑몰 브랜드인 '스타필드(Star Field) 코엑스몰'이다. 신세계는 2017년 5월 스타필드 코엑스몰을 다시 열었다.


신세계가 코엑스몰을 맡으면서 달라진 가장 큰 변화는 도서관 신설이다. 신세계는 60억원을 들여 '별마당 도서관'을 개장했다. 별마당 도서관이 들어선 공간은 기업 신제품·이벤트 프로모션, 광고 대관 등으로 월 1억원 넘게 수익을 내던 곳이다.


신세계는 왜 연간 10억원 훌쩍 넘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을 돈 한 푼 못 버는 도서관으로 바꿨을까. 별마당 도서관을 기획한 '신세계 프라퍼티' 안석환(37) 과장을 만나 물었다. 

출처: jobsN
신제품 이벤트, 프로모션, 광고 대관 장소로 사용되던 '센트럴플라자'(왼) /MBC'시사매거진2580'캡처·도서관이 들어선 모습(오)

무료 도서관 만든 신세계의 전략


스타필드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은 2층으로 총 2800㎡ 규모다. 13m 높이의 대형 서가 3개에 5만권의 책을 갖췄다. 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책상과 소파를 넣었다.


'별마당 도서관'은 천편일률적인 대형 쇼핑몰에 염증을 느낀 이들에게 좋은 휴식처다. 모객(募客) 효과가 뚜렷하다. 올해 5월 도서관이 문을 연 이후, 스타필드 코엑스몰 방문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20% 가량 늘었다. 주말 하루 평균 6만5000명의 방문객이 찾는다.

출처: jobsN
신세계 프라퍼티 안석환(37) 과장

-별마당 도서관은 어떤 고민에서 출발했습니까

“2016년 12월 1일부터 신세계 프라퍼티에서 코엑스몰을 10년동안 마스터리스(장기간 건물을 통째로 빌려 이를 재임대해 수익을 얻는 형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당시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코엑스의 과거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였습니다. 2000년대만 해도 코엑스는 연 평균 500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드나드는 쇼핑몰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재작년 임차운영사업자로 선정됐을 당시엔 방문자가 많이 줄었습니다. 이유를 찾기 위해 약 한 달간 고객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복잡함’이 가장 큰 원인이었고 ‘불편하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왜 도서관을 만들었나요

“코엑스에 랜드마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명소화 전략이었습니다. '코엑스 거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방문객들이 코엑스 거기서 만나자, 코엑스 거기 옆 빵집을 자연스럽게 떠올린다면 복잡하다는 지적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쉽게 말해 코엑스 몰의 허브역할을 하는 핵심 장소가 필요했습니다. 별마당 도서관은 7개 통로가 나 있습니다. 코엑스몰 내부의 길이 별마당 도서관과 이어집니다. 헤매더라도 도서관은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표지판을 세우고 안내데스크를 운영했습니다.”

출처: jobsN
별마당 도서관 표지판 (왼)·8개 통로가 나 있는 별마당 도서관(오)

-왜 하필 ‘도서관’이었습니까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선 ‘쉴 수 있는 공간’이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코엑스는 도심 속 쇼핑몰입니다. 직장인이 많이 찾는 공간이죠. 현대인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독서’라고 생각했습니다. 편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쉼터는 도서관이 적격이었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엄마아빠,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사람, 인근 중고등학교 학생들 등 모두 ‘책’을 매개로 모입니다.


또 조용한 도서관보다는 개방·참여형 도서관이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느껴질 뿐만아니라 쇼핑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힐링하는 공간’이라는 컨셉에 맞게 명사특강, 음악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도 열립니다.”


-명사를 초청하면 비용이 들지 않습니까

"비용이 들긴 하지만 사회공헌 차원에서 진행하는 행사입니다. 출판사나 신문사 측에서 먼저 제휴를 제안하기도 하고 명사 측에서 먼저 재능기부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지난 7월 5일 세계적인 공학자이자 구글X 신규사업개발책임자 모가댓(Mo gawdat)은 출간기념회를 갖고 무료 강연을 했습니다.


마련해 놓은 80석의 좌석 뿐만 아니라 서서 강연을 지켜보는 사람들로 별마당이 가득 찰 때도 있습니다. 도서관이나 명사 초청 특강 같은 컨텐츠는 새로운 게 아닙니다. 별마당 도서관을 찾는 고객을 보며 접근성이 편리한 도심에 위치한 문화공간에 대한 니즈가 크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출처: 신세계 제공
구글X 신규개발책임자이자 세계적인 공학자 모가댓의 강연 모습

-도서관 설계 시 가장 신경쓴 것은 무엇입니까

“안전성입니다. 별마당 도서관은 13m 높이의 대형 서가 3개에 5만여권에 달하는 책으로 채워진 공간입니다. 지진이나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형사고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해야 했습니다. 손이 닿는 부분까지는 실제 책들이지만 손이 닿지 않는 부분은 방염처리된 모형도서입니다. 별마당 도서관은 방문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생동감있게 움직이는 공간입니다. 매시각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곳곳에 안전요원을 배치해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조명은 어떻습니까

“5월 31일 오픈 당일 자정 넘어서까지 계속 색조절을 했습니다. 가장 편안한 색상을 찾기 위해 계속 전구를 바꿔 끼웠습니다. 보통 쇼핑몰은 쨍하고 선명한 백색 조명을 사용하지만 별마당 도서관은 눈의 피로도를 덜기 위해 은은한 주황색으로 배치했습니다. 나무 소재의 인테리어와 조화롭게 어울러지는 색상이기도 했습니다. 쇼핑몰과 연결되는 부분에서도 거부감이 없도록 조명 색상을 배치했습니다.”

출처: jobsN
안전요원의 모습 (왼)·방염처리 된 모형으로 부착돼 있는 도서들(오)

-도서는 시민들의 기부를 통해 배치했다고 했는데

“80%의 도서를 일반 시민들과 신세계 임직원들에게 조달받았습니다. 2017년 7월 초 기부 도서가 약 4만권 정도였습니다. 신세계 직원과 코엑스 관계자가 절반정도 기부했고, 일반시민 기부 도서는 2만2000권 정도였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기부자는 대여섯살 쯤 되는 아이의 손을 잡고 온 어머니었습니다. 78권의 아동서적을 아이 손으로 직접 기부하도록 했죠.


이 기부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공유할 수 있는지 그 자리에서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일반 기부자 중엔 100권 이상을 몇 번씩 기부한 분도 있습니다. 최다권수 기부자는 1000권 이상으로 신세계 직원 중 있습니다. 지금도 많은 양은 아니지만 기부 도서가 들어 옵니다. 기도서를 기부받아 ‘함께 만든 도서관’이라는 의미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출처: jobsN
"엄마 손을 잡고 종종 온다"는 두 형제(왼) "패션에 관심이 많은데 신간 잡지 등을 마음껏 볼 수 있어서 놀러온다"는 한국외대 외국인 교환학생(오)

-코엑스몰 내에 위치한 영풍문고 서점 수익에 타격은 없습니까

"별마당 도서관의 잡지 및 신간은 신세계가 영풍문고를 통해 구매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을 통해 시민들이 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다면 서점측에서도 환영할 일입니다. 현재 별마당 도서관은 영풍문고 직원들이 관리하고 있으며 영풍문고 도서검색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도서 구성 및 배치 모두 서점 측과 긴밀한 협의합니다."


저성장기 유통업계 돌파구는 '경험'과 '재미'


장기화된 경기불황과 온라인 유통업계과의 정면충돌로 기존 유통업체는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경영 전문가들은 저성장기 소비 트렌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용자 경험'을 들고 나섰다. 

출처: jobsN
짜임새 있는 구성과 디자인으로 호평받고 있는 별마당 도서관 내부 모습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공간을 무료로 개방하는 이유는

“두바이에는 쇼핑몰 한가운데 공룡화석이 있습니다. 쇼핑몰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을 위한 일종의 서비스죠. 쇼핑몰은 ‘즐길 수 있는 공간’이어야합니다. 코엑스 인수 당시 가장 큰 문제점은 시민들이 더 이상 코엑스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복잡하고, 불편하다는 것이 발길을 끊게 만드는 이유였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도서관 개장 4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확실한 지표를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시민들의 코엑스에 대한 이미지가 점점 좋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출처: 신세계 홍보팀 제공
두바이 쇼핑몰에 위치한 공룡화석

-‘신세계 프라퍼티'는 어떤 업무를 담당합니까

“한마디로 부동산업입니다. ‘쇼핑테마파크’를 개발하는 사람들입니다. 주로 해외 사례를 보며 영감을 얻습니다. 30개국 이상의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한국에는 없는, 한국에만 있는 쇼핑문화들을 연구합니다. 소비자 수준은 계속 높아지고 있고 그만큼 새로운 서비스를 계속 고안해내야 합니다. 최근 선보인 스타필드 고양에는 스타필드 하남보다 비쇼핑시설 면적이 30% 더 넓어졌습니다. 쇼핑시설 대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더 많이 배치했습니다.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업무입니다. 현재는 쇼핑몰과 관련한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향후에는 어떤 분야로 뻗어나갈지 정해지지 않았어요.”

출처: jobsN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별마당 도서관

-어떤 비전을 그리고 계십니까

“단순히 쇼핑하는 공간을 넘어서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길 원합니다. 프라퍼티는 사실상 쇼핑몰에 대한 거의 모든 업무를 담당합니다. 쇼핑몰을 짓는 과정을 생각해보세요. 땅을 매입하고 인허가를 받은 후 건축한 뒤 입점 가게들을 구성합니다. 사후관리까지 해야합니다.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안목과 더불어 조명색깔, 도서관 의자까지 고려하는 세심한 관찰력 또한 필요합니다.


공간에 사람들을 모으는 방법, 그리고 그 사람들이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주 고민입니다. 별마당 도서관을 운영한지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방문객 수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 고객들이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 앞으로 계속 연구해나갈 과제입니다. 고객 의견을 받아 도서관 운영을 보완해나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에는 도서관에 쓰레기통을 배치하지 않았는데 고객의 요청으로 쓰레기통을 배치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고객이 바꾸는 도서관을 만들 생각입니다.”

출처: jobsN
왼쪽부터"직장이 가까워 퇴근하고 종종 들릅니다"는 심희재(30)·"친구와의 약속 시간전에 잠깐 들렀다"는 정민서(23)씨·부산에도 이런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다" - 정지우(28)

-신세계 프라퍼티 인재상 및 채용절차는 어떻게 됩니까

“종합부동산 관련 업무다보니 건축설계, 도시공학, 부동산학이라는 세가지 특수 전공을 우대하고 있지만 경영 및 재무, 홍보분야 등도 채용하고 있습니다.


신입 채용은 신세계 그룹 공채를 통해 진행됩니다. 홈페이지를 통한 지원서 접수 후 서류심사를 거쳐 3단계에 걸쳐 면접을 실시합니다. 기초소양을 검증하는 1단계는 심층면접과 토론면접, 2단계 면접은 신세계 인재선발방식인 ‘드림스테이지’(Dream Stage)라는 프리젠테이션으로 진행됩니다.


3단계는 임원면접입니다. 인턴채용 후 6~8주 간의 실습기간을 거친 후 정규직으로 전환됩니다. 지원하는 부서에 대한 관심도와 신사업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인재를 원합니다. 개발 및 운영, 컨설팅과 같은 다양한 분야와 협업하는 부서이다보니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글 jobsN 김지아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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