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연봉 8800만원, 가면 14년 다니는 광화문의 회사

조회수 2018. 11. 5. 14: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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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국무역보험공사 신입사원 채용 면접장. A씨는 답변을 할 때마다 전문적인 무역 보험용어를 줄줄이 쏟아냈다. 공사 관련 최신 기사를 언급하는 등 각종 수치와 용어를 설명하며 현란하게 말을 이어갔다. 다른 지원자가 위축될 정도였다. B씨는 무역보험을 자신만의 언어로 본인의 생각을 표현했다. 용어 표현은 좀 서툴렀지만 기본개념을 제대로 숙지하고 있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A씨는 불합격, B씨는 합격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 관계자는 “A씨는 본인의 생각이나 고민의 흔적이 전혀없이 단순 암기한 것을 화려하게 포장했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이라며 “반면 B씨는 면접관 입장에서 진실성이 있어 보였고, 훨씬 이해하기가 쉬웠다”고 했다. 이어 “단순히 홈페이지에 있는 안내사항이나 최신 기사를 암기한 지원자보다는 본인의 생각과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지원자를 원한다”고 했다.  

출처: 공사 제공
한국무역보험공사 CI

◇채용계획과 절차

한국무역보험공사가 ‘2017년 상반기 신입사원’ 지원서를 29일 오후 5시까지 받는다. 지원 분야는 보험인수와 조사·리스크 관리, 법무·보상·채권관리, IT 등 4개. 총 16명 내외를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출처: 공사 제공
전형방법 및 일정

채용절차는 서류전형→필기전형→실무면접(팀 프로젝트 면접 포함)→임원면접 등 4단계로 구성된다. 별도의 자격요건을 요구하지 않는다. 학령, 연령, 전공 모두 제한이 없다. 다만 재학생의 경우 모든 채용전형과 직무연수 및 근무에 모두 정상 참석이 가능해야 최종 합격이 가능하다. 

출처: 공사 제공
채용 분야 및 인원

21세 재학생 신분으로 합격한 직원도 있다. 공사 관계자는 “이 직원은 야간수업 및 온라인 수업을 병행해 학교와 회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나이나 졸업시기가 아닌 지원자의 능력이나 태도라고 공사는 설명했다. 앞 단계 전형이 다음 단계 전형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제로 베이스’ 방식으로 평가한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우리나라 ‘수출·수입보험 제도’를 전담·운영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무역투자보험기관이다. 1992년 무역보험법에 의거해 설립됐다. 1만8000개 수출 기업에 연간 160조원 규모의 무역보험을 지원한다. 본사는 서울 광화문에 있다.  

출처: 공사 제공
한국무역보험공사 본사 사옥

2016년 취업 정보 사이트 ‘잡플래닛’이 승진기회나 복지·급여, 업무와 삶의 균형도 등 5개 항목에 대해 전·현직 직원들의 점수를 매긴 결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전체 기업 가운데 3위였다. 1위는 페이스북코리아, 2위는 제니퍼소프트였다. 사기업 못지 않은 연봉과 부드러운 인간적인 분위기, 경제성장에 직접 기여한다는 보람 등의 이유로 취준생들 사이에서 ‘신도 모르는 직장’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전·현직 직원들의 리뷰를 보면 ‘내 자식도 다녔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직장’ ‘신의직장이라고들 하는데 맞는 말이다’ ‘들어갈 수만 있으면 무조건 들어가야하는 기업’ ‘금융권과 공기업의 장점을 모아놓은 곳’ 등 긍정적 평가가 많다. 다만 직원 500여명의 소규모 조직이다보니 정권교체기의 조직개편에 민감하다는 점, 순환근무로 인해 지방근무를 돌아가면서 해야한다는 점, 사내식당이 없다는 점 등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2016년 기준 평균연봉은 8895만원, 초봉은 4016만원이었다. 평균 근속연수는 14년. 공사 관계자는 “신입사원에게도 일을 직접 맡아 진행하는 권한이 주어지는데다 국제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업”이라며 “직원 한명 한명이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에 좋은 처우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했다.  


◇서류 전형 

출처: 공사 제공
응시 자격 및 서류전형

2015년 하반기 채용부터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NCS 기반 자기소개서와 교육사항, 자격사항, 외국어사항 등을 종합해 평가한다. 모집분야별로 직무 유관 자격증 보유자를 우대한다. 수출, 수입과 관련된 업무를 다루므로 어학 성적은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 

출처: 공사 제공
자격증 등 우대사항

자소서 항목은 다음과 같은 5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1~4번은 100자 이상 400자 이내, 5번은 100자 이상 600자 이내로 작성한다. 직무 관련 경험이나 경력 사항(있을 경우)을 적는 난도 있다.  


①[본인은 어떤 사람이다]를 한마디로 표현해주시고, 이를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②지원한 분야와 관련하여 자신이 다른 지원자보다 조금이라도 수준이 높다고 내세울만한 역량 및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역량을 각각 한가지씩 기술하여 주십시오.(단순 학업성적 우수사항은 기재하지 마십시오.) 

③시키는 일의 범위를 넘어서 자발적으로 도전한 경험에 대해 기술하여 주십시오. 

④지원자 본인 또는 본인이 속해있는 조직에 변화와 혁신을 일으킨 경험에 대해 기술하여 주십시오. 

⑤해당분야에 지원하게 된 동기 및 입사 후 하고자하는 것은 무엇인지 기술하여 주십시오.

출처: 한국무역보험공사 제공
현대엔지니어링_투르크메니스탄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탈황설비)

한국무역보험공사 관계자는 서류 전형과 관련,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사회경험이 많지 않은 지원자가 ‘직무 관련 경험’을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기업 인턴 경험, 어학연수, 배낭여행 등 거창한 경험이 아니라도, 학교생활 등 일상 속에서 찾아낸 자신만의 경험이나 다른 지원자와 차별화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해준다면 어필할 수 있습니다. 


남들 눈에는 작은 경험일지라도 직무와 관련된 자신만의 경험을 솔직하게 적는다면, 본인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방법임에 틀림없습니다. 직전 채용의 경우 기업 인턴경험이 없는 합격자가 절반에 가까웠습니다.  


기존에 작성했던 자소서에서 회사명만 바꾸거나, 인터넷에 떠도는 모범 샘플을 ‘복붙(복사+붙여넣기)’한 느낌의 자소서는 당연히 높은 평가가 어렵습니다. 한국수출보험공사, 수출보험공사 등 사명을 잘못 적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소서는 다른 사람보다 자신이 어떤 점에서 뛰어난지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창구입니다. 학업에 충실한 것은 학생 신분으로 당연한 사항이므로 이런 사항은 기재해도 크게 득이 되지 않습니다.” 


◇필기전형 

출처: 공사 제공
필기전형 설명

필기전형은 직무능력평가(200점), 직무능력논술(100점), 영어(100점)로 구성된다. NCS의 또 다른 평가요소인 ‘직업기초능력’은 별도 필기시험을 통해 진행되진 않는다. 서류전형 및 면접전형을 통해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필기전형에서는 최종 선발인원의 5배수가 합격한다. 

 

직무능력평가는 객관식과 단답형 문항으로 구성되며, 직무능력논술은 제시된 지문을 읽고 자신의 의견을 기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영어(100점)는 지원자가 제출한 공인어학점수(TOEIC, TOEFL, TEPS)로 대체된다.    


지원자 대부분이 공사 직무를 직접 접하거나 경험할 기회가 매우 제한적이므로 직무능력평가 문제는 공사 업무에 필요한 대학교 전공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된다. 가령 ‘보험인수’ 분야는 경영학, ‘조사/리스크관리’ 분야는 경제학, ‘법무/보상/채권관리’ 분야는 법학, ‘IT’ 분야는 전산학에서 문제를 출제한다.  


작년에 경영학의 경우 단기매매 금융자산, 매도가능금융자산, 장기금융자산, 만기보유금융자산을 설명한뒤 같은 조건을 기준으로 당기순이익이 가장 큰 것부터 나열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경제학에선 ‘독점균형 수요의 가격 탄력성을 서술하라’ ‘금리인하가 기업설비투자 촉진에 효과가 없는 이유를 케인즈와 새케인즈 입장에서 밝히고 정책을 제안하라’는 문제 등이 출제됐다. 


◇면접 전형 

출처: 공사 제공
직무 설명회에 대한 설명

한국무역보험공사는 필기 합격자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직무 설명회’를 연다. 지원자의 정보 불균형 해소를 위해 공사 직무와 NCS 기반 실무 면접 진행방식을 설명한다. 먼저 진행되는 실무면접 대상자 가운데 최종 2배수를 뽑아 임원 면접(사장 포함)을 실시한다. 

출처: 공사 제공
면접전형 설명

면접장엔 깔끔한 정장 차림이 무난하다. 강렬한 색상의 복장, 지나친 캐주얼 복장, 눈에 띄는 머리색, 과한 메이크업은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실무면접은 ‘블라인드 면접 방식’으로 2단계로 진행된다. 실무자(부서장급, 팀장급, 팀원급)가 면접관으로 참석한다. 면접관에게 인적사항 부분을 제외한 직무와 관련된 부분만 제공된다. 편견이나 선입견없이 평가를 하기 위한 방식이다. 


실무면접 1단계는 ‘역량면접’, 2단계는 ‘팀프로젝트면접’이다. 역량면접은 보험인수, 보상심사 등 실제 무역보험 업무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를 주고 이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프리젠테이션 하는 것과 자기소개서 기반 심층면접으로 진행된다. 면접관들은 지원자의 문제 해석능력, 문제 해결능력, 의사 소통능력 등을 파악한다. 주로 무역 관련된 내용이 많다. 유가의 추세를 묻고 이유를 설명하거나 재무제표를 주고 회사 상황을 분석하는 문제나 어떤 상황을 제시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   ‘중소기업의 재무자료 등을 통한 보험 인수 여부’ ‘보상건에 대한 보상가능 여부도  면접 질문으로 나온 적이 있다.  

출처: 공사 제공
한국무역보험공사 직원들
출처: 잡플래닛 제공
한국무역보험공사 장점(왼쪽)과 단점

임원 면접은 시사나 인성에 관한 질문 위주로 진행된다. ‘지원 동기는 무엇인가’ ‘공사를 어떻게 알게 됐는가’ ‘아르바이트 경험이나 동아리 경험이 있는가’ ‘집과 회사가 먼데 잘 다닐 수 있는가’와 같은 질문이다. 민영화 이슈가 질문으로 나온 적도 있었다. 


한국무역보험공사 관계자는 “다른 회사 재직 경력이 있는 경우 이직을 하려는 이유를 물었을 때 아무 이유가 없거나 틀에 박힌 답변을 하는 경우 좋지 않은 평가를 받는다”며 “자신의 잘난점만 어필하는 모습은 반갑지 않다”고 했다. 답변 시간을 채우기 위해 질문 요지를 벗어난 이야기를 하는 것 역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결론을 우선 이야기한 후 결론에 대한 근거를 이야기하는 ‘두괄식’ 답변을 선호한다고 공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 인사팀 김수환 차장(ksh0661@ksure.or.kr)과 잡플래닛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글 jobsN 오유교

jobarajob@naver.com 

잡아라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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