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질주! 블랙 팬서, 원작과 무엇이 달랐나?
영화 <블랙 팬서>는 여러 의미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를 무대로 한, 흑인 히어로 영화이기도 하지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로 가는 길에 있는 마지막 영화이기도 하니까요.
마블의 영화는 중간 중간 설명이 부족하거나 빈 설정을 드라마, 코믹스, 소설 등으로 채워 넣기도 합니다. 설정 덕후들이 좋아할 요소가 가득하죠.
그렇게 만들어진 이번 영화의 설정이 원작 코믹스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간단히 살펴보기로 할까요?
영화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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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칸다가 비브라늄의 독점으로 인해 과학이 초고도로 발달했다는 설정은 양쪽 다 동일합니다. 비브라늄이 있다는 것만으로 그렇게 월등히 앞서갈 수 있음은 이해하기 어렵지만요.
원작에선 ‘고립’의 방법이 자세히 묘사되진 않았는데, 영화에서는 겉으로는 세계 최빈국인 것처럼 가장하고 있으며 숨겨진 도시의 문명은 찬란하다... 는 절묘한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표범 여신과의 연관은 최대한 배제하고 심장 모양 허브를 마시는 의식만 표현하는 정도로 주술적인 전통 문화와 현대 문화의 절충했습니다.
영화에서 블랙 팬서의 동생인 슈리는 청소년으로, 대략 피터 파커의 또래로 등장합니다.
과학적 지식이 뛰어나 와칸다의 첨단 과학을 책임지고 있죠.
버키의 세뇌를 풀어주기 위해 연구하는 몫도 슈리의 일인데, 세뇌가 워낙 깊숙이 되어 있어서 기억과 정신을 지우지 않고 트리거 단어들만 지워보려고 애씁니다.
이 부분은 영화관련 코믹스에 조금 더 설명이 나와 있는데, 슈리가 자신이 토니 스타크보다 더 영리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감독의 말로는 거의 같은 수준이라는 것 같네요.
원작의 슈리는 좀 더 나이가 많고, 지능형이라기보다 몸을 쓰는 타입입니다.
오빠가 사경을 헤매었을 때, 와칸다를 대리통치하면서 새로운 블랙 팬서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음바쿠의 부족은 사이가 좋지 않은 건 사실인데, 원작에서는 그 야만성 때문에 흰 고릴라 숭배를 금지당한 것으로 나옵니다.
음바쿠는 신성한 흰 고릴라를 잡아먹고 초능력을 얻어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이때의 이름이 ‘맨에이프’인데, 흑인을 고릴라에 비유하는 것은 인종차별적 소행이므로 영화에서는 그런 설정이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설정이 흑인에 대한 편견이 들어가 있고 현대의 감각으로 썩 적합하지 않은 캐릭터인데, 영화에서 영리하게 참 잘 살린 것 같아요. 역할이나 성격 등이 너무 좋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국왕님의 사촌으로 등장한 킬몽거는 원작에서는 CIA도 아니고 왕실 혈통도 아닙니다.
클로에게 이용당한 죄로 추방당한 탓에 원한을 품었지만, 왕실 혈통이 아니어서 허브에 중독되고 결국 실패합니다.
나키아 역시 국왕님과의 아름다운 로맨스를 보여줬지만, 원작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솔직히 그 설정을 영화가 가져갈 줄 알았는데 의외였어요.
에버렛 로스는 원작에서도 블랙 팬서와 엮이는 미국 정부 요원입니다. 와칸다의 섭정이 되기도 할 정도로 너무 만화 같은 설정인데, 영화에서는 나름 현실적으로 잘 풀어낸 것 같아요.
버키를 보고 아이들이 ‘화이트 울프’라는 별명을 붙이는데, 이게 앞으로의 영화 방향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입니다.
원작에서의 화이트 울프는 선왕이 입양한 백인으로, 현 국왕님의 형님입니다. 비밀경찰을 이끄는 화이트 울프가 되지만 동생에 대한 질투심에 비뚤어진 인물입니다.
마찬가지로 버키가 자신의 전투기술을 활용해서 와칸다의 군대를 훈련시킨다거나 할 가능성이 있는 거죠. <인피니티 워> 예고편에서도 함께 하는 장면이 나왔었죠.
보너스 상식: 자갈치 시장의 그 수상한 아줌마는 ‘알렉시스 리’라고, 영화 <블레이드 러너>(1982)의 유명한 장면에 등장한 광고판 게이샤 아가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