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아직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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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배현진 아나운서', 요 며칠 간 인기 검색어를 오르내렸던 이름입니다.
MBC 양윤경 기자와의 일화 때문인데요.
양 기자에 따르면 배현진 아나운서에게 쓴소리를 했던 게 문제가 돼 경위서를 썼고 진상조사단까지 꾸려졌다 합니다.
양 기자는 '인사상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 사건이 방아쇠가 돼 사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양 기자는 이후 비제작부서로 발령이 나 현재 취재 현장과 방송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런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지난 정권에서 있었던 MBC 파업에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공영방송'인 MBC를 '정권방송'으로 만들고자 언론 장악을 시도했고 수많은 기자 및 피디, 아나운서가 파업에 동참했습니다.
언론 자유를 외치는 언론인들의 파업은 무려 170일이나 이어졌습니다.
사측은 파업에 참여한 기자를 "증거가 없는데도 해고(백종문 현 MBC 부사장 녹취록)"했고
10년~20년 차의 베테랑 기자와 PD에게 스케이트장 관리, 샌드위치 만들기 수업 등을 맡기는 보복성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오죽하면 파업 이후 회사의 보복에 MBC 구성원들이 느낀 무력함을 주제로 한 논문 (‘2012년 파업 이후 공영방송 기자들의 주체성 재구성에 관한 연구-MBC 사례를 중심으로, 임명현, 2017)까지 나왔을까요.
심지어 해직당한 이용마 기자는 암을 얻어 투병중입니다.
이 와중에 처음에는 파업에 참여했던 배현진, 양승은, 최대현 아나운서는 노조를 비난하며 동료들을 '배신'하고 방송에 복귀합니다.
이후 그들은 승승장구했습니다.
배현진 앵커는 당장 메인 뉴스 앵커 자리를 꿰찼고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최장수 앵커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양승은 아나운서는 선후배들이 맡던 프로그램의 주인이 되었고요.
최대현 아나운서는 탄핵정국에서 태극기집회에 참여했습니다.
최 아나운서와 MBC 김세의 기자는 '빨갱이는 죽여도 돼'라는 피켓을 든 집회 참가자와 자랑스럽게 기념사진까지 찍었습니다.
퇴사하거나,
방송에서 배제당했습니다.
기자와 PD들의 상황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심각합니다.
파업이 끝나자마자 회사는 징계의 칼을 빼들었습니다. 해고 6명, 정직 38명, 대기발령 69명이었습니다. 또 경영진은 파업 이후 4년 동안 경력사원 229명을 채용했습니다. 조직을 투쟁할 수 없는 체질로 바꾸고자 함이었습니다.
이후에도 200여명에 달하는 이들이 비제작부서로 발령났고 이용마 기자와 최승호 PD등 해고된 6명은 아직도 회사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상호 기자가 서울고등법원의 항소심 판결에서 해고 무효를 재확인 받자 다음날 바로 다시 해고했을 정도로 회사는 무서울 게 없었습니다.
불과 몇 개월 전에도 대법원은 '보복성 인사'를 당한 기자와 PD 9명을 복귀시키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조직은 이미 망가진 상태입니다.
사측은 파업에 참여한 언론인들을 비제작 부서나 한직으로 발령 내 개인으로서는 무력감과 열패감을 느끼게 하고 조직으로서는 투쟁할 수 없게 와해시켰습니다.
MBC를 망가뜨린 주역을 그린 영화 <공범자들>이 개봉하자 MBC와 김장겸 사장, 김재철, 안광한 전 사장 등 MBC 전현직 임원 5명은 법원에 상영금지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반성의 기미는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8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방송 개혁 의지를 밝혔지만 모든 것을 정부에만 맡겨놓을 수는 없습니다. 공영방송은 시민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이 아직도 있어요?'
지금 MBC에겐 시민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썸네일이미지출처 : http://ffllzzal.tistory.com/entry/%EB%B0%B0%ED%98%84%EC%A7%84-815-MBC-%EB%89%B4%EC%8A%A4%EB%8D%B0%EC%8A%A4%ED%81%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