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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피디 그만두고 인테리어에 뛰어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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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화점 작성일자2018.05.17. | 120,498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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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8일 토요일 오전. 서초구의 한 아트센터에서 ‘2018 파워우먼 커리어’라는 이름의 강연이 열렸다.


이날 윤소연 아파트멘터리 대표(35)도 연사로 나섰다. 윤 대표는 “저는 결혼 7년 차이고 21개월 딸아이의 엄마입니다. 그리고 30개월 된 ‘아파트멘터리’를 키우고 있는 대표입니다”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윤 대표는 MBC 편성 PD 출신이다. 손정은 앵커, ‘나혼자 산다’의 황지영 PD가 그녀의 동기다.

출처 : 윤소연 대표 제공

윤 씨가 편성 PD로서 한 일은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분석해 보고서를 쓰는 것이었다. 야근도, 실직의 불안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비교적 안정된 조직이었다.


하지만 불행했다. 2006년 입사해 지루한 나날을 보냈다. 퇴사를 하고 싶다고 말하면 주변에선 “배부른 소리 하지 말라”는 말뿐이었다. 윤 대표도 자신이 불행한 이유를 잘 몰랐다.


그러다 입사 4년 만에 ‘예능국’에서 일하게 됐다. ‘우리 결혼했어요’ 등을 제작했다. 


윤 대표는 “예능 PD로 2년을 살았어요. 잠도 못 자고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너무 행복한 거예요. 왜 지금이 더 행복한 걸까. 그 이유를 찾기 시작했습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윤 대표는 예능국 생활을 계기로 자신을 알아갔다. 안정적이고 정적인 곳보다는 불안정하지만 성취감을 즉각 느끼는 일이 더 잘 맞는다는 것을 알았다.

아 맞다! 나 쇼핑몰 했었지
출처 : 윤 대표가 20대 시절 운영하던 쇼핑몰

윤 대표는 취준생 시절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한 경험이 있다. 그녀는 “예전에 같이 언론고시 준비하던 언니랑 동대문에서 부츠랑 코트를 떼다가 팔았어요. 네이버에 170번째 등록된 쇼핑몰이었죠. 그때 쿨의 유리 씨가 그 옷을 입고 나오면서 엄청 잘 됐어요”라고 설명했다.


윤 씨는 당시 매우 행복했고 희열을 느꼈다. 하지만 ‘대학 나와서 무슨 장사야’, ‘얼굴 팔려’ 등 주변의 따가운 지적에 쇼핑몰을 접었다.


윤 대표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다 보니 자신과 맞지 않는 편성 PD로서의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다 주변의 시선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윤 대표는 어느 순간부터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추어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퇴근 후에는 무모하지만 흥미로운 도전들을 했다.

출처 : 인테리어 전 모습(윤소연 대표 블로그 캡처)
출처 : 윤 대표 블로그 캡처
출처 : 셀프 인테리어 후(윤소연 대표 제공)

첫 번째는 셀프 리모델링이다. 결혼 후 신혼집을 직접 인테리어 했다. 


녀는 “제가 원하는 인테리어를 업체에 보여주니까 견적을 1억 원을 부르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제가 직접 고치기로 했죠”라고 말했다. 역시나 주변에서는 ‘미쳤냐’는 반응이 많았다.


당시만 해도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그녀는 직접 디자인을 하고, 힘들게 발품을 팔아 필요한 시공자만 불러 집을 뜯어고쳤다. 그 결과 비용 대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두 번째는 ‘칼슘두유’라는 닉네임으로 블로그를 운영했다. 윤 대표는 셀프 인테리어를 하면서 정보가 없어 힘들었다. 그래서 인테리어 과정과 재료비 정보 등을 블로그에 공유했는데 사람들이 몰렸다.


블로그가 알려지면서 셀프 인테리어 책을 내는 기회가 생겼다. 그녀의 책 ‘인테리어 원 북’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출처 : 아파트멘터리 홈페이지 캡처
벌써 103번 째 아파트를 고치고 있어요

윤 대표는 결국 MBC 퇴사를 결정했다. 이제라도 자신이 정한 기준을 중심으로 살고 싶었다. 역시나 주변에서는 “뭐 먹고 살래?”, “너 진짜 후회할 걸?” 등의 걱정 어린 조언이 많았다.


윤 대표 또한 ‘실패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그녀는 “모든 경험은 실패 49%와 성공 51%가 섞이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출처 : 아파트멘터리 초기 시절. 윤소연 대표(왼쪽에서 다섯번째)

그리고 2015년 12월 공동 창업자들과 ‘아파트멘터리’를 차렸다. 원래 셀프 리모델링 가격에 집을 고쳐주는 서비스를 꿈꾸고 시작했다. 바로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점점 더 저렴한 비용에 집을 고칠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저와 3명의 공동 창업자가 시작했어요. IR부터 투자 등 모든 게 처음이었고 직접 부딪혀야 했어요”라고 말했다. 

출처 : 윤소연 대표(왼쪽에서 네번째)

그녀는 “법인 등록하고 그 다음날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임신한 몸으로 회사를 처음부터 일구었다. 인생을 재미있게 사는 것 자체가 태교라고 믿고 일했다.


윤 대표는 “1.5평 사무실에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나름 예쁜 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인원도 23명이 됐어요. 처음에는 100개의 집을 고치겠다고 목표를 세웠는데 어느덧 130번째 집을 고치고 있고요”라고 말했다.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감을 감출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제가 편성PD 시절 했던 고민들. 아마 많은 분들이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여러분도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기준. 행복을 찾아가는 일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김가영 기자 kimga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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