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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랜만에 만나는 아케이드 액션" 건그레이브 VR

조회수 2018. 3. 15. 19: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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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칭 시점의 스테이지로 다른 VR 게임과 차별화 .. 도전 욕구 자극하는 게임성은 아케이드 액션 게임 느낌

PS2 시절을 풍미했던 풀브레이크 액션 게임 '건그레이브 시리즈'의 최신작이 플레이스테이션 VR로 등장했다. 한국 개발사 이기몹이 개발한 '건그레이브 VR'이 그것이다. 전작인 '건그레이브 O.D' 이후로 약 10년의 세월이 흘러 신작이 나올 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이렇게 보게 되니 반가움이 앞선다.


14년 만에 새로운 플랫폼에서 만난 건그레이브는 어떤 느낌일까? 직접 플레이해봤다.


개발사 : 이기몹

장르 : VR 액션

발매일 : 2018년 2월 22일

발매 기종 : 플레이스테이션 4(플레이스테이션 카메라, 플레이스테이션 VR 필수)


- VR 게임 같지 않은 인상을 주는 'TPS 스테이지'

건그레이브 VR의 첫인상은 'VR 게임 같지 않다'였다. VR 게임이면 1인칭 시점이 보통인데, 건그레이브 VR은 시작부터 3인칭 시점에서 진행됐기 때문이다.(이후로 TPS 스테이지라 칭함)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조작은 보통의 액션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왼쪽 아날로그 스틱으로 이동하고 고개를 돌려 조준한다.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으로는 그레이브가 보고 있는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좌, 우로만 조정할 수 있으며, 부드럽게 움직이는 게 아니라 조작할 때마다 일정 각도로 딱딱 움직이는 식이었는데, 한 번에 휙 도는 일이 없어 멀미가 덜한 느낌이었다.


R2 버튼은 사격, X 버튼은 회피, ○ 버튼은 근접 공격이며, □와 △으로는 스킬 개념인 '데몰리션 샷'을 사용할 수 있었다. 건그레이브 시리즈는 '무한 탄창'이 특징이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총기 과열' 개념이 생겨 L1 버튼으로 쓸 수 있는 '쿨링'을 통해 총기를 주기적으로 식혀줘야 한다. 과열 게이지가 가득 차면 일정 시간 동안 공격이 불가능해서 사격 버튼 다음으로 가장 많이 누르게 되는 버튼이 아닐까 싶다.

▶근접 공격인 데스코핀 휘두르기는 적의 미사일을 튕겨내 공격할 수 있다 튕겨낼 수 없는 것도 있으므로 주의


L2 버튼은 '쿨링'과 함께 이번 작품에서 처음 생긴 '불릿 타임'에 대응한다. L2 버튼을 누르고 있는 동안 게임 속도가 느려지는데, 이를 이용해 적의 공격을 피하거나 한 곳에 공격을 쏟아붓는 것이 가능하다.


TPS 스테이지에서는 멀미를 우려해서인지 사방에서 적들이 몰려오는 느낌은 없었다. 너무 앞서나가지 않는 한 등 뒤에서 적이 등장하는 일은 없다고 해도 무방했으며, 보스 몬스터를 제외하면 대체로 적들을 한 화면에 넣고 차근차근 지워나갈 수 있었다.


- 정신없이 몰려오는 적들을 섬멸하는

'FPS 스테이지'


1스테이지를 클리어하니 2스테이지는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됐다.(이후로 FPS 스테이지라 칭함)


기본적인 조작은 같지만, X 버튼과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은 작동하지 않는다. TPS 스테이지와는 다르게 적들이 몰려온다는 느낌이 강했다. 처음에는 총알 몇 방이면 죽는 적들이 차례대로 등장하다가, 근접 공격으로 대응해야 하는 적들이 같이 나오기 시작한다. 또, 좌측이나 우측 등 한쪽에서 공세가 펼쳐지는 동시에 한 마리 정도는 반대쪽에서 돌격 공격을 감행하는 등 정신없는 공격이 계속된다.


중간 보스와 보스는 양쪽에 돌진해 오는 적을 대동하고 나타나는데, 근접 공격으로 튕겨낼 수 없기 때문에 보스 공격에 대응하면서 돌진하는 적들을 밀어내야 한다. 건그레이브 VR에서는 총기가 과열되지 않도록 중간중간 쿨링을 해줘야 하는데, FPS 스테이지에서는 반드시 이 타이밍에 익숙해져야 클리어가 가능할 정도였다.

▶개인적으로는 쿨링을 불릿 타임을 건 상태에서 하는 걸 추천한다. 쿨링이 빨라지는 건 아니지만, 쿨링하는 빈틈 동안 적들의 동향을 보고 대처를 생각할 여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FPS 스테이지의 보스 몬스터는 플레이어의 공격을 피할 수 없는 대신 미리 파훼하지 않으면 무조건 대미지를 입히는 패턴을 사용한다. 2스테이지 보스 스콜피온의 경우, 집게를 든 채 다가오곤 하는데, 이때 큰 대미지를 줘서 패턴을 취소시켜야 대미지를 입지 않는 식이다.


상대하는 방법을 알 수가 없는 첫 플레이에서는 '뭐 이딴 게 다 있나' 싶을 정도로 어렵다고 느껴졌지만, 플레이를 거듭할수록 나름의 공략법이 생기며 죽지 않고 클리어할 수 있었다.


다만, 보스의 경우 패턴이 취소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느낌이다. 비슷한 느낌의 건슈팅 게임을 보면, 보스의 약점을 가르쳐주고 특정 패턴에서 약점에 유효 대미지를 주면 패턴이 취소된다. 하지만 건그레이브 VR은 약점도 가르쳐주지 않고 유효 대미지가 들어가고 있는지 확인도 어렵다. 추후 패치를 통해서라도 이를 좀 더 명확하게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필자는 스콜피온 전에서 패턴 취소가 되지 않는 일도 겪었다. 조금 억울했다.


건그레이브 VR에는 이처럼 TPS 스테이지와 FPS 스테이지가 번갈아 가며 등장한다. 또, 스테이지에 따라서는 하나의 스테이지에서 두 가지 형태가 동시에 나오거나, FPS 스테이지지만 플레이어의 이동이 가능한 스테이지가 나와 단조로움을 덜었다.


- 건그레이브지만 마냥 총만 쏘는 게임은 아니다.

건그레이브 VR은 어려운 게임은 아니지만, 쉽지도 않다. 전작을 해본 유저에게는 이번 작품에서 새로 추가된 '총기 과열'과 '쿨링'이 하나의 진입 장벽이 된다.


건그레이브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는 '무한 탄창'에서 오는 무차별 사격에 있다. 끝없이 총을 쏠 수 있고, 이걸로 적이든 뭐든 부숴버릴 수 있었다. 호쾌했지만 게임이 너무 쉬워진다는 단점도 있었다. 하지만 건그레이브 VR에서는 탄창은 무한이라고 할 수 있지만, 마구잡이로 쏘면 클리어는 물 건너간다.


쿨링의 경우 TPS 스테이지에서는 쿨링 도중에는 이동과 불릿타임만 쓸 수 있다는 점만 명심하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적들의 공세가 심한 FPS 스테이지에서는 쿨링 타이밍이 한 번만 어긋나도 큰 대미지를 입게 된다. 전작을 생각하고 한다면 이 부분이 건그레이브 VR의 진입장벽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작 같으면 학살 타이밍이겠지만, 이번 작품에선 아니다.


건그레이브를 해보지 않았지만, 다른 액션 게임을 생각하고 시작한다면 회피에 '무적 시간'이 없다는 것도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


보통 액션 게임의 회피에는 '무적 시간'이 있어서 위험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많지만 건그레이브 VR은 시리즈 전통에 따라 그런 거 없다. 회피는 이동과 병행해 상대 공격에 따라 다르게 활용해야 한다.

▶'데몰리션 카오스샷'. 스킬에 해당하는 '데몰리션 샷'도 무적 시간이 없다고 봐야 한다. △로 쓰는 '데몰리션 카오스샷'은 무적 시간이 아예 없고, □로 쓰는 '데몰리션 데스오라'는 컷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무적 시간이 없다. 그래서 상대에게 빈틈이 생겼을 때를 노려서 쓰는 게 좋다.


위기가 오면 그때는 이미 늦었기 때문에 위기가 오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고, 그러려면 적들이 어디서 나오고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숙지해야 한다. 특히, 이동과 회피를 할 수 없는 FPS 스테이지에서는 앞서 이야기한 '쿨링'의 타이밍과 함께 나름의 공략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건그레이브 VR의 처음은 건그레이브를 아는 사람에게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만만치 않다. 진입 장벽이 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도 플레이를 거듭해 어느 정도 손에 익으면 할만해 진다. 전작들이 너무 쉬웠던 것을 생각하면, 이 정도의 난이도는 딱 적당한 수준이 아닐까 싶다.


- 오랜만에 만나는 아케이드 액션

건그레이브 VR의 첫인상이 'VR 게임 같지 않다'고 했었는데, 게임을 다 클리어한 지금에 와서 생각해도 'VR 게임 같지 않다'는 느낌은 여전하다. 3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TPS 스테이지로 다른 VR 게임과 차별화된 느낌을 주며,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게임성은 예전 오락실에서 즐기던 아케이드 액션 게임 같다. 플레이스테이션 VR이 있다면 한번 해봐도 좋은 게임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14년 만의 시리즈 최신작임에도 스토리와 관련된 언급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건그레이브 VR의 스토리는 'SEED의 잔당을 소탕하는' 부분에만 맞춰져 있고, 전작에 대한 언급이나 후속작에 대한 떡밥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깔끔하다면 깔끔할 수 있지만, 뭔가 더 원했던 입장에서는 아쉽게만 느껴진다.

▶아사기 미카의 외형도 의문이다. 분명 건그레이브 O.D 마지막에 SEED에 중독돼 죽어가던 아사기 미카를 그레이브가 구해줘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왔는데, 그 뒤의 이야기를 다룬 건그레이브 VR 홈페이지에서는 "앞선 싸움에서, 체내에 시드 원액을 주입 당해, 그녀의 육체는 시드와 '공존하는' 특수한 상태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설정 변경일까?
▶PS ARENA 2018에서의 발표된 확장팩에 대한 내용 중에서. FPS, TPS가 아닌 새로운 시점으로 진행된다는데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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