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가 사랑한 총

조회수 2018. 5. 17. 17:01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각종 영화 속에 등장했던 스파이의 모습 때문일까? 스파이는 근사한 외모와 매끄러운 언변,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는 법이 없는 뛰어난 실력으로 임무를 완벽하게 해내는 존재로 우리에게 각인돼 있다. 그렇다면 이런 스파이들은 임무를 해내기 위해 어떤 무기를 사용했을까? 

출처: 007.com
007의 권총 사랑을 잘 표현한 영화 '007 스카이폴'의 포스터.

소설 속 007이 사용한 총, 베레타 M418


‘스파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로 영화 ‘007 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를 꼽을 수 있다. 영국 소설가 이언 플레밍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 포스터에서 본드는 늘 권총을 들고 포즈를 취해 남다른 권총 사랑을 보여줬다. 


그렇다면 본드가 사용한 권총은 뭘까? 원작소설에서 본드가 애용한 권총은 베레타 M418이었다. 1526년 설립된 이탈리아의 무기 제조회사 ‘피에트로 베레타’가 제조한 베레타 M418은 25구경탄을 사용해 살상력은 높지 않지만, 포켓 사이즈로 휴대하기 편한 권총.

출처: James Bond Wiki
소설 '007'에서 제임스 본드가 사용했던 베레타 M418.

영화 속 007이 사용한 총, 발터 PPK


하지만 원작소설과 달리 영화에서 본드는 다른 권총을 사용했다. 독일이 1929년 개발한 ‘발터 PPK’가 007의 권총. 5대 007 피어스 브로스넌이 ‘007 어나더데이’에서 잠깐 발터 P99를 든 것을 제외하면 모든 본드가 이 권총을 썼다. 

출처: James Bond Wiki
영화 '007'에서 제임스 본드가 애용했던 권총 발터 PPK.

발터 PPK는 경찰용 권총인 발터 PP의 총열과 프레임을 0.5인치(1.27cm) 줄여 잠복 근무하는 형사용으로 만들어졌다. 눈에 띄지 않게 휴대하기 좋은 크기에다 빼어난 성능을 가져 이 권총을 독일의 비밀경찰 게슈타포나 해외정보기관 BND는 물론 007이 소속된 영국 MI6, 미국 CIA, 심지어 이스라엘의 모사드까지 동·서구권 국가 정보기관이 고루 이 권총을 사용했다. 

출처: James Bond Wiki
5대 007 피어스 브로스넌이 ‘007 어나더데이’에서 들었던 발터 P99.

여기에서 생기는 의문 하나. 도대체 발터 PPK의 성능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국가와 이념에 상관없이 스파이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을까? 여기엔 숨겨진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발터 PPK가 뛰어난 권총인 것은 분명하지만, 다른 권총이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α가 있었다. 바로 ‘익명성’이다. 

출처: 007.com
영화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에서 발터 PPK를 든 제임스 본드(오른쪽).

스파이들의 유별난 PPK 사랑, 거기에 숨겨진 엉뚱한 이유


모든 총기에는 등록번호가 있어 사용자를 추적할 수 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독일이 패망하면서 나치가 보유하고 있던 발터 PPK가 대량으로 유출되면서 총기 관리에 큰 구멍이 생기게 됐다. 


전후 혼란으로 발터 PPK의 등록번호 관리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덕분에(?) 나치에서 흘러나온 발터 PPK로 요인을 암살하거나 비밀공작, 범행을 벌이면 사용자 추적이 힘들었다. 이 때문에 스파이들이 발터 PPK를 애용하게 된 것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검색
'플라스틱 권총'으로 유명한 글록 19.

영화 ‘아저씨’ 속 원빈이 사용한 글록19


하지만 발터 PPK의 명성도 1970년대 들어 퇴색하기 시작했다. 1974년 영국 앤 공주 납치 시도 사건이 발생했을 때 경호원이 발터 PPK로 납치범을 제압하려다 오작동으로 실패하는 일이 벌어지면서부터다. 


이후 스파이의 권총은 오스트리아 글록사가 제작한 글록19로 서서히 대체됐다. 나일론 계열의 고탄성 강화수지를 사용해 ‘플라스틱 권총’으로 유명한 글록19는 영화 ‘아저씨’에서 배우 원빈이 사용한 권총으로 알려져 있다. 한때 금속탐지기에 탐지되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사실이 아니다. 금속 부품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출처: 영화 '아저씨' 공식 사이트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이 사용한 권총으로 알려진 글록 19.

냉전시대 KGB가 사용한 립스틱총


이외에도 널리 사용되진 않았지만, 스파이가 사용했던 이색 권총도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냉전 시대 KGB가 사용한 립스틱총. 이름 그대로 립스틱 케이스에 4.5cm 권총이 내장된 독특한 권총이다. 


여성 스파이가 사용하면 위장 효과가 엄청났을 이 권총의 치명적인 단점은 ‘단발’이라는 것이다. 하긴, 립스틱 크기를 생각하면 이런 단점은 당연할 수 있겠다. 이 때문에 한 발에 상대에 치명상을 입히지 않으면 답이 안 나오는 무기였다. 

출처: The International Spy Museum
KGB가 사용한 립스틱총.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첫 만남에서 힘을 꽉 줘 악수하는 남성들이 싫어할 장갑 총도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군이 최초로 개발했고 KGB도 복제해서 사용한 이 총은 장갑 안쪽이 아닌 바깥쪽 손바닥 부분에 권총을 붙여 상대를 겨냥하는 권총이었다.

출처: The International Spy Museum
장갑에 초소형 권총을 붙인 장갑총.

불가리아 공산당, 우산총으로 반대파 제거


독침을 쏘는 우산총 역시 스파이의 무기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게오르기 마르코프라는 불가리아 작가가 이 총에 암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가리아 공산당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그는 1978년 영국 런던의 버스 정류장에 서 있다 허벅지 뒤쪽에 통증을 느꼈다고 한다. 뒤를 돌아보니 자신의 뒤에 있던 남성이 떨어뜨린 우산을 주워 사라졌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귀가한 그는 고열에 시달리다 사망했고 이후 시신을 부검하자 대퇴부에서 지름 1.5mm의 금속 탄환이 발견됐는데 그 안에서 맹독성 물질인 ‘리친’이 검출됐다고 한다. 

최근에는 거의 대부분의 자료가 전산화되고 온라인으로 유통되면서 해커가 예전 스파이의 업무를 상당 부분 잠식했다. 하지만 정보원이나 내부 협조자 등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얻은 정보인 휴민트(HUMINT, human intelligence)의 중요성이 여전한 만큼 스파이의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스파이가 사랑한 총에 얽힌 뒷얘기를 동영상과 함께 감상하고 싶다면 클릭!!!

스파이가 사용한 기발한 무기류와 함께 스파이의 세계까지 알고 싶다면 클릭!!!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