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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헬기도 공중전을 할 수 있다구요?

조회수 2017. 12. 15. 09: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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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치 공격헬기와 스팅어 공대공미사일

지난 12월 13일,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소속 AH-64E 아파치 가디언(Apache Guardian) 대형공격헬기가 충남 대천사격장에서 AIM-92H 스팅어 공대공미사일의 실 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육군은 지난 2016년 5월 AH-64E 4대를 최초 도입한 이후 2017년 1월 마지막 기체를 인수해 계획된 36대의 전력화를 완료했다. 또한 지난 11월 AGM-114 헬파이어 공대지미사일 실 사격 훈련에 이어 이번 스팅어 공대공미사일 실 사격 훈련을 통해 AH-64E의 전천후 전투능력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그래서 오늘은 AH-64E 아파치 가디언 대형공격헬기와 AIM-92 스팅어 공대공미사일에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출처: http://www.boeing.com/defense/ah-64-apache/

자타공인 최강의 공격헬기 AH-64E


AH-64 아파치 공격헬기는 자타공인, 현존하는 최강의 공격헬기다. 수차례의 실전을 통해 성능을 검증 받았고 현존하는 공격헬기 중 가장 많은 숫자가 미 육군을 비롯한 우방국에 수출되어 운영되고 있다. 현재 우리 육군이 36대를 운용하고 있는 AH-64E는 AH-64 아파치 공격헬기의 파생형 중에서도 사격통제 및 각종 항공전자장비를 강화한, 가장 최신형 기체다. 일례로 주야간 관계없이 1,000개 이상의 표적을 동시에 포착, 식별하여 그 중 가장 위협적인 16개의 표적을 동시에 선별해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AH-64 아파치 공격헬기는 베트남 전쟁 당시 활약했던 AH-1G 코브라 공격헬기의 후계기로 등장했으며 엔진, 비행성능 및 공격능력, 각종 전자장비 등을 더욱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베트남 전쟁 당시 활약했던 AH-1G 코브라 공격헬기는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공격헬기의 개념을 정립하고 이후 이 개념이 발전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단발엔진의 출력이 부족해 무장운영과 작전반경에 제약이 많았고 대공무기에 취약한 문제를 노출시켰다.

출처: https://www.army.mil
AH-64E는 자타공인, 현존하는 최강의 공격헬기로 공인받고 있다.

미 육군은 AH-1 코브라의 지속적인 개량과 함께 보다 성능을 강화한 공격헬기의 개발을 시작했다. 특히 유럽 전선에서 바르샤바조약군의 대규모 기갑공세를 저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응책으로 공격헬기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과정을 통해 AH-56A 샤이엔이 등장했지만 실전배치에 이르지는 못했다. 본격적인 신형공격헬기사업은 1972년부터 시작되었고 1975년 미 육군은 현재의 AH-64의 모체가 된 YAH-64를 차기공격헬기로 선정했다.


미 육군의 회전익항공기 작명 전통에 따라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 부족 중 용맹을 과시했던 아파치 부족의 이름을 계승했다. 물론 아파치 부족과 이름 사용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으며 1호기 출고식에도 아파치 부족 전사들이 전통복장을 하고 참가하기도 했다.


1983년부터 AH-64A의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2,000대 이상이 생산되어 미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이스라엘, 사우디, 싱가포르, 네덜란드, UAE, 이집트, 쿠웨이트, 그리스 등의 국가에서 주력 공격헬기로 운용하고 있다. 영국과 일본은 자국에서 WAH-64, AH-64DJ의 명칭으로 면허 생산한 것이 특징이다. 이라크와 인도네시아는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1997년부터 보다 성능이 강화된 AH-64D가 실전 배치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미래 네트워크전(NCW) 능력을 갖춘 AH-64E의 실전 배치가 진행되고 있다.

출처: https://www.army.mil/history
1999년 코소보에서 진행된 얼라이드 포스 작전 당시 미 공군 HH-60G 페이브호크와 구출작전 중인 AH-64D 아파치

AH-64 아파치, 신화의 시작


최초 실전배치 당시부터 AH-64는 원거리 공격 개념이 따라 철저하게 장거리 타격 무기체계 운용능력 확보에 중점을 두었으며 헬파이어 공대지 마시일의 경우 최대 16발을 장착, 최대 8㎞ 거리의 표적을 정확히 공격할 수 있다. 고정 무장인 30㎜ M230 체인건의 경우 건물과 차량 등 대부분의 지상표적을 제압할 수 있으며 아프가니스탄에서 진행되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에서는 대게릴라 제압에 활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70㎜ 히드라로켓이나 AIM-9 사이드와인더 공대공미사일 또는 AIM-92 스팅어 공대공미사일로 공대공 전투도 가능하다.


AH-64 아파치 공격헬기의 최초 실전 참가는 1989년 12월 미국의 파나마침공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작전에 투입된 AH-64A는 약240시간 동안 부여된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으며 특히 야간전투에서 각종 센서로 표적을 정확히 식별,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1년 걸프전 당시에는 개전초 선봉을 담당한 8대의 AH-64A가 미 공군의 MH-53 페이브로우 특수전헬기와 한 팀을 이루어 이라크군 핵심 방공시설을 파괴하기도 했다. 당시 기습공격작전의 성공으로 이라크군은 다국적군의 공습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다. 이라크전 기간 동안 227대의 AH-64가 사막의 폭풍작전에 투입되었으며 500대 이상의 이라크군 전차 및 장갑차를 파괴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미 육군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사막의 폭풍작전 당시 AH-64의 전투교환비는 12:1 였다고 한다.


물론 AH-64 역시 천하무적의 만능무기는 아니다. 9.11테러와 대테러전쟁의 연장선상에 있는 2003년 이라크전쟁 당시에는 30여대의 AH-64가 이라크군의 대공공격에 피탄 되었고 그 중 1대는 적진에 추락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전쟁 기간 동안 80여대의 이라크군 전차, 140여대의 이라크군 장갑차, 250여문의 각종 화포를 성공적으로 파괴해 미 육군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회전익 공격무기임을 입증했다.


아파치 무적신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2012년 등장한 AH-64E는 기존 AH-64D의 전장상황인식능력을 더욱 극대화시킨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무인기(UAV)와의 실시간 정보공유는 물론 원격제어능력까지 갖출 예정이다. 신형엔진과 복합소재의 확대를 통해 중량은 줄이고 기동성은 더욱 높이게 되었다. 최초 적 전차를 잡는 대전차공격헬기로 개발되었지만 현재는 다목적 전천후 공격헬기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출처: https://www.raytheon.com/news
AIM-92 스팅어 공대공 미사일과 2연장 발사대

공격헬기가 공대공 전투를?


사실 이번 실탄 사격훈련이 주목받는 이유는 AH-64E 가디언 아파치에 장착하는 AIM-92H 스팅어 공대공 미사일이 본격적인 공대공 전투를 위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 블루선더(원제: Blue Thunder/1983)나 아파치(원제: Fire Birds/1990), 미드 에어울프(원제: Airwolf/1984 시즌1~1987 시즌4)와 같은 작품들을 보면 공격헬기가 다른 공격헬기 혹은 헬기와 전투를 벌이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심지어 영화 블루선더에서는 주방위공군의 F-16A의 날개를 두동강 내는 장면이, 미드 에에울프에서는 구소련의 미그전투기 2~3대를 요격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공격헬기가 다른 공격헬기와 공대공 전투를 벌인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더욱이 이란-이라크 전쟁,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등 몇 안 되는 공격헬기 간 공중전 사례에서도 대부분의 경우 먼저 상대방을 발견한쪽에서 일방적으로 기습 공격을 가해 승패가 결정됐다. 흥미로운 사실은 공대공 미사일이 아닌, 공대지 그것도 대전차 미사일로 적 공격헬기를 격추시켰다는 것이다. 여기에 공격헬기가 공대공 미사일로 무장을 한다 해도 전투기를 요격하는 것은 고사하고 전투를 벌이는 것 자체가 자살행위에 가깝다는 것이 대다수 군사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반대로 전투기가 공격헬기를 요격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미 공군 F-15E 전폭기가 레이저유도 폭탄으로 이라크군 Mi-24 공격헬기를 명중시켜 격추한 사례까지 존재한다. 전투영역 자체가 다르고 대부분의 경우 전투기가 공격헬기에 비해 절대적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출처: https://www.raytheon.com/news
FIM-92 스팅어 미사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헬기와 공격헬기 혹은 공격헬기와 전투기, 공격기와 같은 고정익항공기가 조우해 우발적인 전투를 벌일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지상목표만을 공격하는 공격헬기에 공대공 무장 장착 요구 역시 높아지고 있다.


AH-64 역시 최초 개발 단계에서 공대공 전투를 염두에 두고 적 공격헬기나 적 전투기를 공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대공 미사일 장착을 적극 추진했다. 그 결과 날개 끝에 AIM-9 사이드와인더 공대공미사일 2발 혹은 AIM-92 스팅어 공대공미사일 4발을 장착할 수 있다. 다만 미 육군의 경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AH-64 표준 무장에서 공대공 미사일이 빠져 있다. 대부분의 경우 미 공군이 제공권을 완벽하게 확보한 상황에서 미 육군의 지상 작전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AH-64 운용 국가들의 경우 공대공 무장은 공격헬기의 생존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인식되고 있다. 해외 원정작전이 빈번한 영국과 러시아와의 국경분쟁 위협이 높은 일본의 경우 WAH-64 혹은 AH-64DJ의 공대공 무장은 필수다. 우리나라 육군의 경우에도 유사시 저공침투하는 북한의 AN-2 혹은 MD500 요격을 위해 AIM-92 스팅어 공대공 미사일을 장비하고 있다.

출처: 육군제공
육군항공작전사령부 무장사들이 13일 충남 대천사격장에서 아파치 가디언 헬기에 스팅어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AIM-92H 스팅어 공대공미사일


AIM-92H 스팅어 공대공미사일은 미국 레이시온사가 개발, 생산하고 있는 보병 휴대형 적외선 유도 지대공미사일(MANPADS) FIM-92의 공중 발사형이다. AIM-92H는 FIM-92E-RMP 블록의 개량형으로 비행 기동 능력이 크게 향상되고 소형 무인항공기에서 소형헬기, 순항미사일 등 소형 및 고속이동 표적에 대한 대응능력이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최초 미 육군 회전익항공기의 자체방어용 공대공 미사일로 개조되었지만 현재는 다목적 공대공 미사일로 활용되고 있다. 사실 미사일 자체는 보병용 지대공 미사일과 큰 차이가 없으며 회전익항공기에서 운용 가능하도록 발사장치와 유도장치가 개조되어 있다.

출처: http://www.afganvet.ru/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당시 FIM-92에 피격된 구소련 군용기의 모습

AIM-92의 원형인 FIM-92는 1981년 배치된 이후 현재까지 270여대의 항공기를 격추시킨, 가장 대표적인 보병 휴대용 지대공미사일이다. 제1세대 휴대용 지대공미사일인 FIM-43 레드아이(Redeye)의 후속모델로 개발되었으며 지속적인 개량과 함께 다양한 플랫폼에서 운용이 가능하다. 원형인 FIM-92A는 적외선만으로 표적을 추적했으나 수동형 광학추적기술(Passive Optical Seeker Technique)이 적용된 FIM-92B부터는 항공기 자체의 자외선을 포착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후 표적 식별 능력을 더욱 향상시킨 FIM-92C RMP(Reprogrammable Micro Processor) 등이 순차적으로 등장했다. 고체연료 2단 로켓으로 직경 70㎜, 미사일 중량 15.2㎏, 길이 1.52m에 최고 속도는 마하 2.2, 최대 사거리는 4.8㎞로 알려져 있다.




1982년 포클랜드 전쟁 당시 소수가 영국에 제공되어 영국 육군 특수전부대인 SAS(Special Air Service)가 아르헨티나 공군 IA58 푸카라 공격기와 푸마 헬리콥터를 요격하는데 사용되었다. 미국 중앙정보부(CIA)가 구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대항하는 무자헤딘(Mujahideen)에 비밀리에 공급해 당시 하늘의 도살자로 악명이 높던 구소련 Mi-24 공격헬기를 비롯한 전투기, 공격기 공격에 유용하게 활용됐다.

출처: 대한민국 육군
전력화 중인 육군의 대형공격헬기 아파치 가디언이 13일 충남 대천사격장에서 가상 적기를 향해 스팅어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지속적인 실 사격 훈련 통해 성능 과시


육군은 2016년 12월 말, 도입된 AH-64E의 첫 실탄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당시 훈련에서는 30㎜ 기관포 및 70㎜ 히드라 로켓을 사격했다. AH-64E 전력화가 본 괘도에 오르면서 지난 2017년 11월 헬파이어 공대지미사일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했으며 이번 스팅어 공대공미사일 실탄 사격 훈련을 통해 AH-64E의 완벽한 무장운영 및 전천후 전투능력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육군은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고 비승사격장, 직도사격장 등에서 지속적인 실탄 사격훈련을 실시해 AH-64E 전투능력을 더욱 배가한다는 계획이다.

글 : 계동혁 전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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