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헬기까지 동원한 실제적인 '골든타임' 확보작전

조회수 2017. 10. 27. 13: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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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의무후송 기동훈련

용인 출발 하남 미사리 환자 분당 수도병원으로 후송

㈜에어로피스 S-61N 헬기 37㎞ 거리 15분 만에 도착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저 멀리서 ‘두두두두’ 하는 우렁찬 굉음이 들려왔다. 헬기에서 퍼져나오는 강력한 프로펠러 소리였다. 멀리서 봤을 땐 동전 크기로 보였던 2대의 헬기가 점점 커지는 소음과 함께 어느새 가까이 다가와 거대한 형체를 드러냈다. 우람한 자태를 뽐내며 기지에 착륙한 항공기는 뜻밖에도 군 헬기가 아닌 민간업체 ㈜에어로피스의 S-61N 헬기였다. ㈜UI헬리제트의 BELL 206 헬기도 그 뒤를 따라 기지에 안착했다.

25일 경기도 용인시 육군항공작전사령부 의무후송항공대에서 전시 민간항공기 동원업체의 완벽한 의무후송작전 지원을 위한 ‘민간항공기 동원훈련’이 실시돼 에어로피스의 S-61N 헬기가 수리온 구급헬기 메디온과 가상의 대량 전·사상자 발생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조용학 기자

25일 육군항공작전사령부 의무후송항공대(이하 항공대)는 경기도 용인, 하남 일대에서 항공의무후송 기동훈련(FTX)을 전개했다. 전시 운용될 민간항공기를 실제 동원한 가운데 열린 이번 훈련은 전시 동원 소요를 도출하고 항공기 동원훈련 표준안을 정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훈련은 민간항공기 동원 실효성을 검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훈련에 앞서 항공작전사령부는 육군본부 동원참모부, 국군의무사령부 관계자와 열띤 토의를 펼치며 동원 항공기를 이용한 항공의무후송에 대한 전투발전 사항을 논의했다. 훈련에는 ㈜에어로피스의 S-61N과 ㈜UI헬리제트의 BELL 206 등 2대의 민간항공기가 동원됐으며, 군 헬기로는 의무후송전용 헬기인 KUH-1(메디온)이 투입됐다.

본격적인 훈련은 적 포격 공격으로 경기도 포천 일대에서 아군 사상자가 발생한 가상의 전시 상황이 부여되면서 시작됐다. 피해 규모는 중상 9명, 경상 4명으로 신속한 의무후송 조치가 필요한 긴급 상황이었다. 이미 동원령이 선포돼 항공기 군사화를 마친 S-61N과 BELL 206이 메디온과 함께 항공의무후송 작전에 투입됐다. 길이 18m에 달하는 대규모 헬기 S-61N은 탑승 인원이 28명으로 중상자는 10명, 경상자는 25명을 한 번에 후송할 수 있으며 순항속도는 224km/h다. 육상뿐 아니라 수상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S-61N과 BELL 206의 조종은 각각 비행경력 28년, 40년을 자랑하는 베테랑 민간 조종사가 맡았다. 

수리온 구급헬기 메디온에서 응급구조사들이 가상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 사진=조용학 기자

상황을 접수한 항공대 응급구조사들은 민간항공기에 들것을 장착한 뒤 환자 상태를 고려해 후송장비와 각종 물자를 챙겼다. 용인을 출발해 하남 미사리조정경기장(포천 지역 가정)에서 환자를 태운 뒤 분당 수도병원으로 후송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 기자는 UH-60에 탑승해 지상과 공중에서 펼쳐진 훈련의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기회를 가졌다.

S-61N 프로펠러의 회전이 시작되자 지상에서 거대한 흙바람이 일었다. 4개의 프로펠러는 회전 속도를 점점 높이더니 마침내 5톤에 육박하는 거대한 기체를 가뿐하게 들어 올렸다. 힘차게 비상한 S-61N은 먼저 이륙한 메디온의 뒤를 따랐고 BELL 206은 후미에서 공중 기동했다. 메디온을 선두로 민간항공기 2대가 그 뒤를 이으며 청명한 가을 하늘을 수놓았다. 수많은 비행 임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 조종사들은 능숙한 조종 실력을 선보였고, 3대의 헬기는 완벽한 호흡을 맞추며 미사리 지역으로 힘차게 기동했다.

25일 경기도 용인시 육군항공작전사령부 의무후송항공대에서 전시 민간항공기 동원업체의 완벽한 의무후송작전 지원을 위한 '민간항공기 동원훈련'이 실시된 가운데 수리온 구급헬기 메디온과 UI헬리제트의 BELL206 헬기가 가상의 대량 전·사상자 발생지역으로 착륙하고 있다. 하남=조용학 기자

용인에서 출발한 헬기가 경기도 광주 상공을 가로질러 37㎞ 떨어진 미사리까지 도착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15분에 불과했다. 헬기가 착륙하고 문이 열리자마자 응급구조사들이 마치 용수철처럼 기체 밖으로 튀어 나갔다.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환자들 무리를 파고든 응급구조사들은 신속한 동작으로 응급조치를 했고, 들것을 이용해 쓰러진 환자를 헬기로 옮겼다. 이후 헬기들은 전속력으로 수도병원을 향해 비행했고, 병원에 도착해 안전하게 환자를 인계한 뒤 다시 용인 기지로 복귀하는 것으로 이날 훈련은 마무리됐다.

항작사 관계자는 “이번 훈련을 통해 전시 민간 항공기를 활용한 의무후송 작전의 실효성을 검증할 수 있었다”며 “훈련 중 도출된 몇 가지 제한 사항을 보완한다면 전시 즉각 전력으로 투입하는 데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식(대령) 항작사 작전참모는 “의무후송항공대는 2015년 창설 이래 215건, 226명의 위급한 환자를 후송하며 의무후송 능력을 입증해왔다”며 “이번 동원 항공의무후송 기동훈련은 민간 동원업체가 전시 완벽한 의무후송작전을 지원할 수 있는 민·군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글 : 국방일보  안승회 기자

사진 : 국방일보 조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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