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러 살 만한 곳, 횡성 가거지지可居之地

조회수 2018. 7. 3. 16: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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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 목조주택】

머물러 살 만한 살기 좋은 주택(곳)이란 뜻의 횡성 가거지지可居之地. 상주하는 공간은 아니지만, 가족이 머무는 동안 가거지지가 지닌 의미를 함께 공감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당호堂號를 지었다. 그리고 그 이름의 뜻대로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정예랑 소장(정예랑건축사무소) | 사진 노경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강원도 횡성군 북천리

지역/지구 보전관리지역

용도 단독주택(세컨드 하우스)

건축규모 지상 2층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700.00㎡(211.75평)

건축면적 131.26㎡(39.71평)

건폐율 18.75%

연면적 176.68㎡(53.44평)

  1층 112.42㎡(34.00평)

  2층 64.26㎡(19.44평)

용적률 25.24%

설계기간 2016년 7월∼2017년 2월

공사기간 2017년 3월∼8월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

  벽 - 스타코 플렉스, 청고벽돌

  데크 - 방킬라이

내부마감

  천장 - VP도장

  벽 - VP도장

  바닥 - 강마루, 타일

단열재 비드법 보온판 2종 3호(외단열

  시스템)

창호 3중 유리 알루미늄 창호

현관 주문 제작

주방가구 우림퍼니처(주문 제작)

위생기구 대림바스

난방기구 지열 히트 펌프

설계 정예랑건축사무소 02-546-6162

       yerangchung@gmail.com

시공 THE M Haus4

2015년 말 아틀리에에 다니던 중 지인을 통해 두 딸을 둔 젊은 건축주 부부를 만났다. 독립해서 건축사사무소를 내고 설계하는 첫 주택이자, 첫 건축주이다 보니 여러모로 의미가 남다른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도시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건축주는 강원도 횡성에 휴양용 주택을 짓고자 했다. 가족에게 도시의 아파트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하게 만들어주는 전원 속 주택으로서, 언제든지 찾아와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는 두 번째 집[Second House]으로서 설계를 시작했다.

중정. 일반적인 박공지붕을 탈피하여 대지에 역행하는 경사지붕의 자연스러움

건축주에게 두 번째 주택은 어떤 의미일까. 스스로 ‘주거의 본질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는 생활’이야말로 주거의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아파트의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다른 삶을 누리고 싶어 하는 젊은 부부. 조금은 번거롭고 불편하더라도, 집 안 곳곳의 움직임 속 머무를 만한 공간을 통해 비일상非日常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지형지세地形地勢에 순응한 공간 배치

대지가 자리한 강원도 횡성군 북천리 섬강 근처는 이미 상주용, 주말용, 휴양용 주택들이 들어서 마을을 이루고 있다. 처음 이 땅과 마주했을 때, 횡성 주택의 당호堂號인 ‘가거지지可居之地’가 떠올랐다. 머물러 살 만한, 살기 좋은 주택(곳)이란 뜻이다. 항상 거주하는 공간은 아니지만, 가족이 머무는 동안 가거지지가 지닌 의미를 함께 공감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었다. 그리고 그 이름의 뜻대로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설계에 임했다.

파우더룸과 중정을 사이에 둔 사이 복도
부엌에서 현관 쪽으로 중정을 둘러싸고 오르내리는 사이 계단

가거지지는 사이트 전체를 주택으로 생각하는 데에서 출발해 사방으로 탁 트인 개방적인 대지를 이용해 중정형 외부 공간과 필요한 주거공간을 적절히 배치하고자 했다. 섬강이 흐르는 사이트인 데다 마을 내에서도 좋은 위치다 보니 우선적으로 뷰View를 고려해 주택을 배치했다. 가족에게 이곳에서만큼은 자연을 충분히 만끽하고 누리도록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한, 주변의 도로나 주택을 의식하기보다 지형지세에 순응해 거실-주방-식당을 남향에 배치함으로써 풍부한 자연광과 시원스러운 조망을 끌어들였다. 기존의 땅이 가진 1.5m의 레벨 차를 활용해 도로에서 진입하기 쉬운 북쪽에 현관을 뒀다.

현관
거실-식당-주방을 하나의 열린 공간으로 계획했다.
보조주방은 메인 주방과 다르게 컬러를 사용하여 분위기에 변화를 주며, 바로 데크로 나갈 수 있다.

가거지지의 전체 매스는 모두가 향유하는 중정을 두고 3개의 영역으로 나뉜다. 거실, 식당, 주방과 서가를 포함한 공용 공간, 가족을 위한 사적 공간, 복도와 계단의 이동 공간은 중정에 의해 나뉘고 또 합쳐진다. 중정은 자연의 일부가 실내로 들어와 자연스러운 배경이 되어 서로 통하되, 구분이 확실하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2층 중정을 옆에 둔 사이 복도는 바람길을 형성하는 동시에 지붕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부엌에서 현관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계단 옆 서가

사적 공간은 모두 4개로 건축주 부부의 방, 두 딸의 방, 그리고 건축주 누님(작가)의 서재와 방으로 이뤄져 있다. 처음부터 고려한 부분은 아닌데, 설계 과정 중에 건축주 누님의 시간이 날 때마다 이곳에 내려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싶다는 바람을 전해 듣고 중정을 낀 사이 계단 한쪽 벽면을 서가로 계획했다(엄청난 양의 책을 보관할 공간이 필요했다). 현관에서 가장 가까우며 개별적으로 뒷마당을 누릴 수 있는 첫 번째 방이 건축주 누님의 침실이고, 2층으로 오르는 중간 계단참에 있는 방이 서재다. 2층 좌측에 두 딸의 방을, 화장실과 욕실을 사이에 두고 가장 끝에 부부의 방을 계획했다.

부부가 사용하는 안방
자녀방
2층 사이 복도에서 뒷마당 데크로 내려가기 전

편리한 공간이 꼭 편안한 공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거공간에 불편한 부분이 있어야 편안함이 더 극대화되며, 그것을 느끼고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족이 전원 속의 두 번째 주택에서 방에 머무는 시간보다 앞마당, 중정, 뒷마당, 그리고 사이 계단과 사이 복도를 통해 도시의 아파트에서 맛보지 못한 다양한 자연을 느끼며 즐기기를 바란다. 가거지지가 지닌 의미를 공감하면서…….

측면
외부 침목계단에서 내려와 중정을 바라본 모습
중정에서 하늘을 바라본 모습. 나만의 하늘을 가지는 중정의 매력이다.
주택 전경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영상으로 주택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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