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쎈녀석들의 옷' 카이머(KYIMER), 디자이너 김윤지 인터뷰
"7살에 처음 수영을 시작해서 작년 10월까지 선수 생활을 했어요. 제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기에 그만큼 애정도 있고 때로는 슬프기도 했었죠. 그만두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따로 없어요. 패션은 늘 관심이 있어왔고 희망하던 세계였거든요. 운동과 병행하기에는 주변의 우려도 없지 않았고, 부담스럽기도 해 패션 쪽으로 방향을 틀기로 결심했었던 거죠."
김윤지 디자이너는 10~19세까지 서울시 대표로, 20세부터는 3년간 강원도청 소속 선수로 활동했다. 그 사이 전국소년체전 접영 100m 부문 3위, 전국체전 접영 200m 부문 1위를 차지하고 국가대표 상비군 활동을 하는 등 가족, 코치로부터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수영 유망주였다. 그리고 이는 고스란히 카이머의 아이덴티티로 남아 특색 있는 비주얼을 선사한다.
그는 "철학적인 의미나 거창한 콘셉트로 브랜드를 포장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만들고 싶은 옷, 입고 싶은 옷, 떠오르는 옷을 그려낸다. 카이머를 설명할 때 내세우는 타이틀 역시 'This is myself'다"라고 전했다. 이어 "수영선수 생활 그리고 물은 빼놓을 수 없는 삶의 일부분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브랜드 명도 이름 Kim YoonJi와 수영선수를 뜻하는 swimmer의 합성어로 정했고, 네임 카드에도 물의 형상을 담았다. 카이머는 나의 인생을 함축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브랜드 정체성에 대해 덧붙였다.
"처음에는 실수도 많이 했죠. 패턴실과 샘플실을 전전하며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다양한 소재와 컬러로 머릿속의 디자인을 현실화하는데 공을 들였어요. 직접 부딪히며 옷을 만들다 보니 흔히 사용되지 않는 소재로 착장을 전개하기도 하고 전공자들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해요. 하지만 스스로 경험을 통해 패션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것은 지금 일을 하며 느끼는 큰 재미 중 하나라고 생각되거든요. 수영할 때의 끈기와 노력으로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패션을 즐기려고 노력합니다."
"시너지를 많이 얻어요. 아무래도 카이머를 가장 잘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저일 테니까요. 론칭하기 전부터도 스트리트 사진을 본 스타일리스트들이 연락을 취해오더라고요. 기분 좋아요."
첫 룩북부터 지금껏 함께 해오고 있는 모델 시오 역시 김윤지 디자이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역시 모델이 되기 전 태권도 선수로서 운동을 오랫동안 한 경험이 있어 디자이너와의 교감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는 그는 "강함 임팩트가 매력인 카이머를 통해 모델로서 한걸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두가 좋아할 순 없겠지만 개성 있으면서도 대중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브랜드 그리고 모델이 되길 희망한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카이머는 현재 가수 나다, 걸그룹 트와이스, 다이아, 앨리스 등의 무대 의상으로 착용되며, 그만의 유니크한 트렌드를 통해 대중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전파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룩북 촬영, 브랜드 사이트 운영 및 홍보를 본인 만의 힘으로 하고 있다는 그. 단시간에 유명세를 탄 것은 단지 운이 아닌 과감한 도전과 보여주고자 하는 아이덴티티의 확고함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