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브 리뷰] 머나먼 시선

조회수 2018. 6. 28. 12: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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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셋째 주의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소개합니다.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주목할 만한 신간들을 살펴보는 '리뷰 오브 리뷰'입니다.


책과 저자에 관련된 정보 중심으로 전해 드립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생각의 디딤돌입니다. 애써 다가가야 할 이유입니다.


*소개할 만한 신간 추천도 받습니다. journey.jeon@gmail.com으로 알려주세요.

영국의 저명한 고생물학자인 리처드 포티가 숲과 더불어 지내면서 관찰한 기록입니다.


저자 리처드 포티(Richard Fortey)는 런던 자연사박물관 선임 고생물학자로 있으면서 연구와 저술로 주목받았습니다. 런던 지질학회장을 지냈고, 영국 왕립학회 회원입니다.


이 책은 30년간 삼엽충을 연구해온 저자가 박물관에서 은퇴한 후 5,000평짜리 너도밤나무-블루벨 숲을 사들여 직접 관찰하고 체험하고 학습한 것을 썼습니다.


모든 생명체가 인간 못지않게 흥미로운 존재라고 믿는 자연주의자인 저자의 관찰력과 거장다운 안목이 드러나는 책입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 세계의 다양성은 물론 천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숲과 인간이 오늘날까지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 여러 각도에서 조명합니다.


자신의 숲에서 벤 나무로 그릇과 수집품 보관함을 만들기도 하고 숯 제조 과정을 체험하는가 하면, 숲속에서 구할 수 있는 버섯과 열매, 나물 등으로 자신만의 조리법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작은 숲이 자연세계의 얼마나 많은 것을 알려주는지, 그것을 발견하는 기쁨은 얼마나 각별한지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원제 The Wood for the Trees: One Man's Long View of Nature. 2016년 12월 출간.

어떻게 동식물이 협력하여 풍요로운 생태계를 형성하는지 탐구하는 가운데 잠자던 과학자의 영혼이 되살아났다. 나는 이끼, 지의류, 풀, 곤 충, 그리고 버섯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채집했다. 너도밤나무, 참나무, 물푸레나무, 주목 등 숲에 있는 나무도 모조리 조사했다. 달빛이 비치는 밤에는 나방을 잡고, 낮에는 포충망을 들고 각다귀를 잡으며 놀았다. 썩은 통나무를 들춰내어 부식 과정을 살피고, 나무딸기 덤불마다 밑을 쑤시고 찌르고 냄새 맡았다. 숲의 지질학을 타일과 유리로 승화시키고 싶었다. 사람들은 대개 경관(landscape)이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숲은 나에게 경관이 언제나 변화하는 중이라고 알려주었다. 마침내 그림다이크 숲은 하나의 프로젝트가 되었다.

요즘 관심이 높아진 반려식물에 관한 화보를 곁들인 안내서입니다.


이 책은 인스타그램에서 인기인 ‘어반 정글 블로거스’가 유럽의 가정집 5곳을 사례로 플랜테리어(식물 실내장식) 노하우를 알려줍니다.


‘어반 정글 블로거스’는 유럽 전역과 미국, 브라질, 뉴질랜드 등 전 세계 1,200명의 식물 애호가들과 블로거들이 열정적으로 공유하는 블로거 커뮤니티입니다.


실내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는 식물을 고르는 요령, 자기만의 개성이 담긴 화분 만들기, 함께 활용하면 좋은 소품과 오브제들, 식물 관리법, 반려식물을 대하는 그들의 생각과 태도 등을 전합니다.


요즘 인기 있는 식물 11가지에 대한 설명과 관리 요령, 스타일링 팁 외에 플랜트 행어, 식물 스탠드, 식물 액자 등에 대한 정보도 실었습니다.


원제 Urban Jungle: Living and Styling with Plants. 2016년 10월 출간.


영미권에서 글쓰기 지침서의 고전으로 꼽히는 책입니다.


저자 F. L. 루카스(Frank Laurence Lucas, 1894-1967)는 영국의 고전학자, 문학평론가, 시인, 소설가이면서 케임브리지 킹스칼리지 교수를 지낸 인물입니다.


이 책은 1946-1953년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저자가 한 글쓰기 강연을 엮었습니다. 1955년 초판, 1962년 증보판이 나왔다가 2012년 복간됐습니다.


작가들의 사랑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다양한 언어와 문화권에서 가져온 풍부한 예문, 빼어난 문장을 인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호메로스부터 단테, 몽테뉴, 셰익스피어, 플로베르 등 고대 그리스부터 20세기까지의 대문호들이 쓴 서사시, 소설, 희곡, 평론, 에세이, 역사서, 서간문, 회고록 등을 총망라합니다.


글에 힘과 설득력을 부여하는 10가지 속성과 글쓰기 팁도 제시합니다.


문체는 한 인간이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수단이며 사람의 됨됨이와 관련이 있고, 따라서 작가의 인격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원제 Style: The Art of Writing Well. 2012년 6월 출간.

#명료성: 모든 걸 분명하게 말하되 가능하면 새롭게 말하라.
#간결성: 독자의 시간을 허비하는 행위는 예가 아니다.
#다양함: 간결성이 지나치면 글이 치명적일 정도로 단조로워진다.
#세련성: 강압적인 어조를 삼가고 허식 없는 태도를 가져라.
#소박함: 가식 없는 소박함을 지녀라.
#낙천적 기질: 냉정함을 유지해야 보다 통렬한 효과를 발휘한다.
#유쾌함: 긴장을 늦출 때 유쾌함만큼 효과적인 수단이 없다.
#분별력: 맹목적인 과장을 피하는 분별력을 지녀라.
#진실성: 독자에게 감동을 주려면 허위를 피하라.
#건강과 활력: 구체적이고 생생한 어조가 활력을 만든다.
#영감을 얻으려면 무의식의 도움을 받으라.
#그렇다고 이성을 놓아버리지는 말라.
#생각이 부화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무의식이 던진 암시는 곧바로 움켜잡아라.
#가장 빨리 쓴 글이 최상일 수 있다.
#길게 생각하고 빠르게 작업하라.
#수정은 냉정하게, 마치 적을 보듯이 하라.
#수정을 언제 멈출지 아는 것 역시 중요하다.
#자료 수집과 기록으로 진이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라.
#너무 늦게까지 글쓰기를 미루지 말라.
#다시 쓰는 것보다 수정이 낫다.
#일단 쓰라.
#지나치게 갈고닦은 글보다 서술의 힘이 살아 있는 글이 낫다.
#독창적인 글을 쓰려고 노력하지 말라.

뉴욕의 명물인 독립서점들의 이모저모를 현장 탐방한 책입니다.


저자 안유정은 출판기획 편집자입니다. 이 책에서는 직접 뉴욕의 독립서점 19곳과 기업형 서점 4곳을 돌아보면서 알게 된 이곳의 도서 큐레이션, 이벤트, 공간 구성,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작은 서점의 다양한 사례와 운영 방식, 주인들의 생각을 전합니다. 독서 인구의 감소와 인터넷 서점의 공격적인 마케팅, 세계 최고 수준의 높은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비결을 알려줍니다.


공통점으로는 세 가지를 꼽습니다. 특색 있는 경험(experience), 지역 커뮤니티 중심으로서의 공간(space), 그리고 뚜렷한 컨셉의 도서 큐레이션(curation)입니다.


저자와의 만남과 북 토크 외에도 여행서 전문 서점에서 외국어 강좌를 운영하고, 보드게임 이벤트를 주최하거나, 요리책 서점에서 시식 행사를 하고 어린이 전문 서점에서는 구연동화를 보여줍니다.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사랑방의 역할도 하고, 특별한 분야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거점이 되기도 하고 각종 지망생들의 배움터 역할도 합니다.


또다른 곳에서는 사회 문제를 다룬 책으로만 서점을 채우는 등 자신의 취향과 잘하는 것, 그리고 뚜렷한 철학을 내세워 작은 서점의 약점을 극복했습니다.


이른바 빅 4로 불리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의 성공 분석과 전망, 교훈을 담은 책입니다.


저자 스콧 갤러웨이(Scott Galloway)는 혁신 기업가이면서 현재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로 브랜드 전략과 디지털 마케팅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의 강의를 집대성한 것입니다. 4대 플랫폼 기업인 아마존, 구글, 애플, 페이스북의 독특한 강점과 핵심 요소, 그들이 구축한 스토리, 그들이 선택한 비즈니스 모델과 브랜딩 전략을 냉정하게 조명합니다.


이들이 어떻게 기존 회사들을 무너뜨리고, 시장의 룰을 파괴하고, 불공정한 행위로 세력을 확장하며 세상을 집어삼키고 있는지 면밀하게 살펴보고, 교훈과 대응 방안,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 가능성 등 미래를 전망합니다.


영향력이 갈수록 커져가는 플랫폼 제국의 현실을 이해하려는 개인과 기업에 좋은 안내서입니다.


원제 The Four: The Hidden DNA of Amazon, Apple, Facebook, and Google. 2017년 10월 출간

규모가 큰 기업은 그만큼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그런 기업은 높은 보상이 주어지는 소수의 일자리만 창출하고 그 밖의 나머지 사람들은 부스러기 같은 일자리를 놓고 쟁탈전을 벌인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미국은 300만 명의 영주와 3억 5,000만 명의 농노가 사는 나라가 될 것이다.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 수십억만장자가 되기 쉽지만 오히려 백만장자가 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어렵다.

정치사상의 고전인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를 불어 원문에서 번역한 책입니다.


19세기 프랑스 정치인이자 사상가였던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프랑스혁명의 변혁과 반동의 물결이 교차되는 격동기를 살면서 민주주의에 관한 불후의 명작을 남겼습니다.


1831년 당시로서는 미지의 신세계인 아메리카를 탐방한 후 이 책을 를 써서 일약 신예 사상가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정치인으로 활약하다가 1851년 루이 나폴레옹의 쿠데타로 공화국이 몰락하면서 은퇴한 후 쓴 책이 <앙시앵 레짐과 프랑스혁명>(1856)입니다.


<아메리카의 민주주의>가 토크빌에게 사상가로서의 명성과 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마련해준 젊은 시절의 야심작이라면, <앙시앵 레짐과 프랑스혁명』은 그가 모험과 회한으로 가득 찬 정치역정을 뒤로하고 사색과 관조의 시기에 접어들어 저술한 만년의 노작입니다.


첫째 권이 신생 민주주의 국가에 관한 세밀한 경험과 기대로 구성된 반면, 둘째 권은 민주주의에 관한 깊은 이론적인 성찰을 담았습니다. 특히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적 평가와 우울한 전망은 다시 주기적으로 재주목받았습니다.


원제 De la Democra: tie en Amerique 1권 1835년, 2권 1840년 출간.


21세기북스가 새로 기획한 인문기행 '클래식 클라우드'의 첫 회분 3권이 나란히 출간됐습니다.


문학, 예술, 철학, 과학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명작이 탄생한 현장을 찾아다니며 흔적과 감흥을 함께 전하는 기행문 형식을 띈 점에서 독특합니다.


국내 작가 100인이 거장을 찾아 12개국 154개 도시로 여행한 결과물이 차례로 나올 거라고 합니다.


첫 권으로 셰익스피어를 문학평론가 황장수가 맡아, 셰익스피어의 고향인 스트랫퍼드와 주요 활동 무대였던 런던을 포함해 총 스물한 곳을 찾아다니며 작품도 소개합니다.


둘째 권은 니체 전공자인 이진우 교수가 니체 사상의 뿌리를 찾아 나섭니다. 니체가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광기에 침식당하기 전까지 격렬하게 방황하고 방랑했던 9년 반의 시기를 따라 걸으며 생각을 반추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올해가 서거 100주년인 클림트를 전원경 작가가 빈에서 라벤나에 이르는 ‘클림트로의 길’을 따라 걸으며 각각의 장소의 의미와 그곳에서 살고 사랑하고 그림을 그렸던 화가를 떠올립니다.



이스라엘 작가 다비드 그로스만의 작품을 지난 주 2권 소개했습니다. 이번에 2017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작품이 번역돼 나왔습니다.


그로스만은 이스라엘의 현실을 과감하게 작품으로 옮기며, '글이 세계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가이면서, 이스라엘 정부의 팔레스타인 점령 정책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평화운동가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스탠드업 코미디언을 주인공으로 두 시간 남짓 펼쳐지는 그의 공연을 한 편의 소설로 그려냈습니다. 독특한 설정 속에서 시시때때로 농담을 섞어가며 한 인간의 평생을 지배한 고통의 근원을 집요하고 철저하게 파고듭니다.


개인의 비극에 유대인의 고통스러운 역사, 이스라엘 현실에 대한 풍자를 함께 녹여 삶의 고통과 유머가 공존하는 세상을 이야기합니다.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심사위원장은 "감상주의를 완전히 배제한 채 슬픔의 여파를 조명해낸 소설"이라고 평했습니다.


2014년 이스라엘에서 처음 출간된 이 소설은 히브리어 전문 번역가인 제시카 코언의 번역으로 2016년 영미권에 출간됐습니다.


영어 원제 A Horse Walks Into A Bar.


<오베라는 남자>의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입니다.


소설의 제목이자 배경인 베어타운은 일자리도, 미래도 없이 막다른 곳에 내몰린 소도시입니다다. 이 마을 사람들이 아이스하키를 둘러싸고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청소년 아이스하키팀의 우승을 기대하지만 아이들 사이에서 마을을 뒤흔들 만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주민들은 큰 꿈을 품은 대가를 가슴 아프게 치르게 됩니다.


공동체를 하나로 엮는 희망과 그 공동체를 갈기갈기 찢어놓는 비밀, 대의를 위해 잡음을 모른척하려는 이기심과 대의에 반하는 선택을 하는 한 개인의 용기를 그렸습니다.


몰락한 마을의 현실을 통해 실업, 빈부 격차, 차별, 여성혐오, 호모포비아, 훌리건, 사랑과 우정과 의리를 이야기하는 한편, 한 사회의 축소판으로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돌아보게 합니다.


원제 Bjornstad. 2016년 출간.


2018년 올해로 등단 28년을 맞은 박라연 시인의 여덟번째 시집입니다. <노랑나비로 번지는 오후> 이후 6년 만입니다.


시인은 199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지상의 슬픔을 특유의 따뜻함과 섬세함으로 보듬으며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는 평을 받아왔습니다.


이번 시집은 총 6부로 나눈 66편의 시를 묶었습니다. "세상사 고달픔 속에 한 세월 무르익은 오늘의 기품"을 보여주며 용서와 죽음을 받아들이는 시인의 품이 더 넓어졌음을 증명한다고 출판사는 소개합니다.

우리가
누린 적 있는 눈부신 시간들은

잠시 걸친
옷이나 구두, 가방이었을 것이나

눈부신
만큼 또 어쩔 수 없이 아팠을 것이나

한번쯤은
남루를 가릴 병풍이기도 했을 것이나

주인을 따라 늙어
이제
젊은 누구의 몸과 옷과
구두와 가방
아픔이 되었을 것이나

그 세월 사이로
새와 나비, 벌레의 시간을
날게 하거나 노래하게 하면서

이제 그 시간들마저
허락도
없이 데려가는 중일 것이나

/'아름다운 너무나' 전문

2018년 올해로 시력 35년을 맞는 시인 조은의 다섯번째 시집입니다. <생의 빛살> 이후 8년 만입니다.


조은은 시편들뿐만 아니라 산문과 동화 작가로도 활동해왔습니다. 섬세한 시선으로 내면에서부터 길어 올린 생의 빼곡한 비밀들을 들여다보는 시인이라는 평을 듣습니다.


이번 시집에서는 그간의 자신의 내면에서 찾아온 '생의 아이러니' '존재의 고통'을 자신의 주변부에서 또한 발견하고 공감하는 동시에, '지금 이 순간'이 결국 지나온 시간 속 기억과 앞으로 다가올 죽음이 맞닿는 자리에 있다는 인간 존재의 숙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잃어버리면 절대로 돌아오지 않는 것들이 있다.
사람을 빈 자루로 만드는 것들이 있다.

/시집 뒷날개 글

<오늘 아침 단어>, <당신의 자리> 이후 새로 나온 시집입니다. 모두 66편의 시를 묶었습니다.


이전 시집에서 탄생과 죽음의 시간을 넘나들며 형용 불가능한 감정을 정제해 보였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그 불가능성을 고스란히 수용하는 태도를 취합니다.


한순간 분명하게 나타나 감미로운 전율을 주지만, 그다음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허무하게 사라져버리고 마는 감각적 체험을 예민하게 포착, 적확하게 묘사해낸다고 출판사는 소개합니다.


일상적인 풍경에서 길어 올린 새로운 가능성과 그 장면들에 깃든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기회를 선사합니다.

어떤 인칭이 나타날 때 그 순간을 어둠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 어둠을 모래에 비유할 수 있다면 어떤 인칭은 눈빛부터 얼굴 손 무릎의 순서로 작은 것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를 내며 드러나 내 앞에 서는 것인데 (……) 인칭이 성별과 이름을 갖게 될 때에 나는 또 어둠이 어떻게 얼마나 밀려났는지를 계산해보며 그들이 내는 소리를 그 인칭의 무게로 생각한다 당신이 드러나고 있다 나는 당신을 듣는다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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