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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큐레이션] 죽음마저 궁금했던 파인만씨

조회수 2017. 10. 15. 23: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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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천체물리학자 마리오 리비오 박사의 호기심 탐구 'Why?'

세상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무엇보다 나를 알아가는 길
북클럽 오리진이 함께합니다

북클럽 오리진이 궁금하다면

[오늘의 큐레이션]은 인간의 호기심에 관한 글입니다. 아이는 말을 배우고 나면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보는 것마다 "왜?" "왜?"를 반복하며 캐묻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대체로 그런 호기심이 줄어들지만, 연령과 상관없이 왕성한 사람도 있습니다. 인간은 왜 그토록 알고 싶어할까요?


미국의 원로 천체물리학자 마리오 리비오(Mario Livio)가 최근 영문으로 출간한   『Why? What Makes Us Curious』 에서 일부를 발췌해 소개합니다.


과학의 대중화에도 앞장서온 리비오는 자신도 호기심이 많은 학자이지만, 인간이 발휘하는 호기심이라는 현상에 관심이 많아 책을 쓰게 됐다고 합니다.


그의 저서로는  『황금비율 The Golden Ratio』과  『신은 수학자인가? Is God a Mathematician?』 등이 국내에 번역돼 나와 있습니다.


인간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다른 어떤 동물과도 다르다. 추상적인 정보를 공식화하고 통합하는 인지 능력을 갖고 있다. 가정적인 그리고 심지어 허구적인 시나리오를 만들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우리가 지각하는 거의 모든 것을 그것은 왜 그런지, 어떻게 해서 그런지에 대한 의미를 묻는 질문으로 바꾸는 습성이 있다.


이런 호기심과 인과 관계의 밑바닥까지 이르려는 탐구욕이 궁극에는 종교를 낳았고, 논리(와 수학과 철학) 같은 학문 그리고 자연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려는 탐구, 오늘날 과학이라고 부르는 활동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과학은 기술과 공학으로 나아갔다. 대부분의 연구는 결국 응용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와 동시에 인간의 대단히 복잡한 언어의 출현과 진화 그리고 실제 세계에서뿐만 아니라 상상에서만 존재하는 세계를 묘사할 수 있는 타고난 정신력 덕분에 문학과 시각 예술, 음악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옥스퍼드대 진호심리학자 로빈 던바 '멸종하거나 진화하거나'에서 이렇게 시작한다: "인류 진화의 이야기만큼 우리를 매료시키는 것은 없다: 우리는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는지에 관해 그치지 않는 호기심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기원은 언제나 호기심을 자극해왔다. 우리는 우리 종의 기원, 지구의 기원, 우주의 기원을 이해하려고 애쓴다.


노엄 촘스키는 언어와 지적 호기심과 추상 개념의 처리야말로 의심의 여지 없이 우리의 정신적 본성의 정수라고 본다.


호기심이 우리를 끌어당기는 힘은 그것이 어떤 유용함이나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훌쩍 넘어선다. 호기심은 멈출 수 없는 충동임을 알 수 있다. 인간이 예컨대 주변의 세상을 탐구하고 해석하려는 데 투자해온 노력은 그저 생존에만 필요한 차원을 훨씬 넘는 것이었다.


우리는 끝없이 궁금해하는 종이며, 우리 중 일부는 강박적일 정도다. USC(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의 어빙 비더먼 신경과학자는 인간은 정보를 먹어치우는 '정보식동물(infovores)'로 설계됐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사람들이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무릅쓰는 온갖 위험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위대한 로마의 웅변가이자 철학자였던 키케로는 율리시스(오디세우스)가 사이렌의 섬을 지나 항해한 것을 두고 지식에 대한 호기심의 유혹을 견디는 노력으로 해석했다: "지나가는 항해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사용된 것은 사이렌의 음성의 달콤함도 노랫가락의 진기함과 다양성도 아니었다. (사이렌이) 갖고 있던 지식이었다. 인간들은 알고 싶은 열정 때문에 계속해서 사이렌의 암초 해안으로 몰려갔던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는 호기심의 고유한 특징 몇 가지를 아름답게 묘사한다. "호기심은 '돌봄(care)'을 촉발하는데, 그것은 존재하는 것과 존재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돌봄을 말한다; 즉 실제에 대한 날카로운 그러면서도 그 앞에서 결코 고정되지 않는 감각;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이상하고 낯선 것들을 기꺼이 찾아내겠다는 마음의 태도; 익숙한 방식의 사고를 벗어던지고 같은 것도 다른 방식으로 보겠다는 어떤 결의;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과 사라지는 것을 붙잡으려는 열정; 무엇이 중요하고 근본적인 것인지에 대한 전통적인 위계를 답습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현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호기심은 초기 아동기에 지각과 인지 능력의 적절한 발달에 필수적일 수 있다. 또한 인생 후반부에서도 호기심심은 지적이고 창의적 표현을 위한 강력한 추진력이 된다.


뉴튼은 죽기 얼마 전에 이렇게 말했다. "세상 사람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나는 단지 내 앞에는 전모가 발견되지 않은 진리의 대양이 펼쳐져 있는데 그 옆의 해변에서 이따금씩 보통보다 부드러운 조약돌이나 예쁜 조개껍질을 찾는 데 몰두하면서 노는 소년처럼 보인다."


아인슈타인은 이런 말을 했다. "이 거대한 세계는 우리 인간과는 별개로 존재하면서 우리 앞에 영원하고도 거대한 수수께끼로 서 있는데, 우리는 조사와 사고를 통해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접근할 수 있다."


("인간을 고결하게 만들고 본성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과학 연구의 결과가 아니다. 창조적이고 개방적이고 지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노력 그 자체다.")

천체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도 호기심으로 유명하다. 아마 가장 놀라운 일화는 그의 여동생이 들려준 감동적인 이야기다. 파인만이 죽기 전 며칠 동안의 일을 기록한 내용이다.


당시의 힘든 시기를 기술하면서 이렇게 썼다. "하루 반 정도 코마 상태에 있으면서 미동도 없었던 이 남자는 손을 들어올렸다. 마치 마술사처럼 내 소매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서 그는 손을 머리 뒤로 가져갔다. 코마 상태에 있을 때도 들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잠시 후 파인만은 코마 상태에서 잠시 깨어났는데 유머러스하게 이런 말을 했다. "이렇게 죽어가는 것(this dying)은 지루하군, 이런 짓은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아." 이 말은 그의 마지막 말이 되었다.


여동생 조안에게 놀라운 사실은 그가 마지막 순간까지 삶과 자연 그리고 죽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많은 정보를 주려고 생각했다는 것이었다. 그는 떠나는 그 순간까지도 여전히 자연을 관찰하고 있었던 것이다.


파인만은 1988년 2월 15일 자정 직전에 숨을 거뒀다. 아마도 다음과 같은 말은 그의 인격을 잘 요약해준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하지만 무엇이든 충분히 깊이 들어가 보면 흥미롭다는 사실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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