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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유튜브 팬페스트 코리아, 이틀간의 이야기

조회수 2018. 2. 27. 14: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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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FANFEST KOREA 2018 2/24-2/25
출처: 유튜브 팬페스트 코리아 2018 라이브쇼 행사

지난 2월24·25일 이틀간 ‘유튜브 팬페스트 코리아 2018’ 행사가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들과 팬들이 함께 만나는 자리로, 총 7천여명이 넘는 팬들이 참석했다. 첫날에는 키즈 콘텐츠들을 중심으로 ‘키즈 페스티벌’이 열렸고, 둘째날에는 인기 크리에이터들이 콘서트 형식으로 무대를 꾸민 ‘라이브쇼’가 진행됐다.


요즘 크리에이터들의 인기는 웬만한 연예인을 훨씬 능가한다. 연령대가 어려질수록 더 극명하다. 아마 ‘초통령’이라는 별명이 붙여진 인기스타들을 모아보면 대부분 유튜브에서 활동 중인 사람일 것이다. 시시각각 트렌드를 관찰하고자 노력하고 있긴 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요즘 애들은 크리에이터를 좋아한다더라’를 머리로 이해하는 것보다 직접 그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이틀 모두 올림픽공원을 찾았다. 날마다 행사의 컨셉트도 달랐고, 시야도 달랐다. 첫날에는 부모님의 손을 잡은 어린이들이, 둘째날에는 친구들끼리 온 중·고등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까지 같은날, 같은 공안에서 진행했던 행사를 올해에는 나눠서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현명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달라도 너무 달랐던 양일간의 모습을 정리해본다.

1일차 : 키즈 페스티벌

유튜브 팬페스트 코리아 2018 첫째날 행사를 찾은 부모님과 아이들. 입장을 위해 줄을 기다리고 있다.
유튜브 팬페스트 코리아 2018 첫째날 행사를 찾은 부모님과 아이들. 입장을 위해 줄을 기다리고 있다.
인기 크리에이터 ‘도티’와 ‘잠뜰’의 부스를 두고 줄서기 경쟁이 치열했다.

입장문이 열리고, 아이들과 부모님은 곧장 ‘도티’를 찾아 나섰다. 다른 부스를 구경하기 전에 도티 부스에 선착순으로 도착하는 일이 우선인 듯 보였다. 순식간에 부스 한바퀴 반을 두른 만큼의 줄이 섰다. 한쪽에선 “부스 안쪽이 혼잡하니 다른 쪽 부스부터 여유 있게 관람해주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나왔다. 도착한 지 채 10분도 되기 전에 초통령 도티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다.


"웬만한 키즈카페 가는 것보다 싸죠.” 유튜브 키즈 페스티벌의 입장료는 성인 1만2천원, 학생 및 미취학아동 1만5천원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꼬마버스 타요’, ‘뽀롱뽀롱 뽀로로’, ‘코코몽’,‘핑크퐁’과 같은 애니메이션 콘텐츠 제작사를 비롯해 어린이 팬들의 인기스타 ‘유라야 놀자’, ‘정브르’, ‘허팝’, ‘도티’와 ‘잠뜰’, ‘아리키친’, ‘어썸하은’이 참가했다. 개별 부스에서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오픈 스튜디오를 비롯해 게임, 전시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진행됐다. 

행사장 한쪽 공연장 모습. 도티와 잠뜰의 소속회사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팀원들이 무대에 오르자 어린 학생들은 열광했다.
로보카폴리의 체험부스 모습
이번 행사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 유플러스의 AR 체험 부스
아이들이 직접 화면 속에 등장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크리에이터 체험도 할 수 있었다.

키즈 콘텐츠와 크리에이터, 그리고 행사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는 모습이 느껴진 행사였다. 부스별로 꾸며진 체험 공간이 인상적이었다. 예를들면 ‘도티’ 부스에 줄 선 친구들은 VR 체험을 하고,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하고, 미니 이벤트에 참여한 후 사진까지 찍을 수 있었다. 운이 좋으면 도티님의 사인도 받을 수 있다. 많은 행사 부스를 봐왔지만 아이들 위주로 맞춰진 코너 구성에서 섬세함이 느껴졌다.


다른 한쪽에선 공연이 이어졌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및 크리에이터들이 나와서 공연을 펼쳤다. 오래 줄을 서거나 기다리기가 힘든 어린 아이들이 구경하기 좋았다. 뽀로로의 실물을 봤고, 아기상어 라이브를 들었다. 지루하지 않도록 공연 시간도 짧았다. 코코몽이 등장해서 “여러분, 식품을 구매하기 전에 꼭 확인해야 할 마크가 뭘까요?”라고 말하자 어린아이들은 한목소리로 “해썹(HACCP)”을 외쳤다. 요즘 아이들은 유튜브로 정말 다양한 것도 배운다.

2일차 : 라이브쇼

2일차 라이브쇼 전에 진행된 인기 크리에이터들의 레드카펫 행사를 기다리는 팬들

“보이루!!!” 인기크리에이터 ‘보겸’이 레드카펫에 등장하자 옆에 서있던 남학생이 감격에 겨워 눈물을 터트렸다. 당황했다. 학생은 초등학교 5학년쯤 되어 보였다. 친구들과 함께 온 듯했다. 같이 온 무리 중 키가 제법 큰 친구에게 앞자리를 양보하며 ‘너가 크니까 꼭 보겸이랑 턱형 사진을 찍어줘, 화이팅!’이라고 힘을 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보이루’는 인기 크리에이터 ‘보겸’과 인삿말 ‘하이루’를 합쳐서 만들어낸 신조어였다.)

2일차 행사가 열린 올림픽홀 내부 사진
한국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인기 외국인 크리에이터 ‘영국남자’도 이날 무대에 참여했다.

둘째날 행사는 인기 크리에이터들의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대도서관’, ‘대한건아턱형’, ‘라온’, ‘씬님’, ‘억섭호’, ‘엔조이커플’, ‘영국남자’, ‘장삐쭈’, ‘정성하’ 등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의 무대로 구성됐다. 이날 라이브쇼에는 3천여명의 팬들이 집합했다. 행사 이전에는 다른 인기 크리에이터들이 합세해 레드카펫 행사도 진행했다. 아이들은 굳이 돈을 내고 티켓을 사지 않아도, 일찌감치 와서 원하는 크리에이터를 보기 위해 줄을 섰다.


어른들은 모르는 세상 속에, 어른들은 모르는 스타가 존재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친근한 외모와 친근한 말투를 가진 그들을 누구보다 친한 친구로 생각하고 있었다. 연예인 팬덤과는 또 느낌이 달랐다. 멋있는 언니·오빠, 실제로 만나도 나에게 말을 걸어줄 것 같은 사람. 크리에이터와 아이들 간의 심리적 간극은 그만큼 좁았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가 무려 495만명에 달하는 크리에이터 ‘정성하’

하지만 그때문일까. 올림픽 홀이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 선 크리에이터와 아이들의 거리는 다소 멀어 보였다. 다같이 한 무대에 서기에는 각자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의 취향차가 보였다. 관심없는 크리에이터가 나올땐 휴대폰을 했고, 좋아하는 크리에이터가 나올 때 반응했다. 무대 진행 중에 들리는 함성보다 처음 등장하거나 대형 스크린 화면에 소개 이미지가 떴을 때 함성이 더 컸다. 프로페셔널한 무대 위에 서 있는 크리에이터는 확실히 내 스마트폰 화면 속 언니·오빠들과 달랐다. 그들의 마음을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낯섦이 느껴졌다. 앞으로 크리에이터 행사를 기획할 때 고민해봐야 할 숙제를 남긴 채 ‘유튜브 팬페스트 코리아 2018’ 행사는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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