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화, 세상 바꿀 만병통치약 아냐"

조회수 2018. 2. 21.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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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앤디 티앤 아시아이노베이션스그룹 대표
대부분 사람들이 탈중앙화를 오해하고 있다. 현재 탈중앙화를 내세운 프로젝트 대부분이 실패할 것이다.

앤디 티앤 아시아이노베이션스그룹(AIG) 대표의 말이다. 그는 탈중앙화 가상 선물 프로토콜인 ‘기프토’(GIFTO)를 이끌고 있다. 본인이 탈중앙화 프로젝트를 하고 있으면서 탈중앙화 프로젝트에 대해 ‘대부분 실패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 그의 말에는 ‘우리는 다르다’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기프토 한국 사무실에서 앤디 티앤 아시아이노베이션스그룹(AIG) 대표를 만났다.

화려하게 데뷔한 기프토, 경쟁력이 뭐기에?

기프토는 지난해 12월 코인 공개(ICO)를 진행, 단 60초 만에 기프토 토큰(GTO) 완판에 성공했다. 아시아 최단 기록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런치패드’의 첫 ICO로 선정돼 이슈몰이를 하기도 했다. 런치패드는 바이낸스가 수많은 ICO 중 신뢰할 수 있는 것을 선별해 토큰 세일을 돕는 플랫폼으로, 바이낸스 사용자가 검증된 ICO에 손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쯤되면 기프토가 어떤 프로젝트이고 그 경쟁력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앤디 티앤 대표는 그 경쟁력으로 크게 2가지를 꼽았다.

1. 아시아 최대 소비재 회사가 출시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기프토를 출시한 AIG는 2013년 사업을 시작해, 5개 모바일 서비스를 운영하며 1억명 이상 글로벌 사용자를 확보한 기업이다. 2017년 그룹 총 연매출 1500억원을 달성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1500억원 중 1200억원은 모바일 생방송 플랫폼 ‘업라이브’에서 발생했다. 본격적인 한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업라이브는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중국, 대만, 레바논, 말레이시아, 이집트 등 세계 여러 나라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기프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업라이브를 알아야 한다. 기프토가 업라이브 내 가상 선물 시스템을 ‘탈중앙·분산화’한 프로토콜이기 때문이다.

업라이브를 통해 생방송을 하는 크리에이터들은 현재 팬이 업라이브 인앱 토큰인 ‘다이아몬드’로 구입한 가상 선물을 받는다. 아프리카TV의 별풍선과 유사하지만, 더 나아간 콘셉트라는 게 업라이브의 설명이다. 크리에이터가 가상 선물을 받는 즉시 생방송 화면에 그래픽으로 반영돼 콘텐츠로 이어진다.

출처: 업라이브 홈페이지
업라이브 방송 화면. 시청자가 가상 선물을 선물하면 즉시 그래픽으로 반영돼 콘텐츠의 일부가 된다.

크리에이터와 시청자 간 상호작용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크리에이터는 가상 선물을 주는 시청자의 직접 기여를 통해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수익을 낸다.

가상 선물은 개별 크리에이터에 최적화된 형태로 제작될 때 최대 효과를 낸다. 즉 크리에이터의 특징, 콘텐츠 성격에 맞춰 최적화될수록 상호작용이 높아진다. 하지만 이는 중앙화된 시스템 내에서는 한계가 있다. 업라이브 팀 인원은 한정돼 있고 수많은 크리에이터가 존재한다. 앤디 티앤 대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시스템에 주목했다. 사람들은 기프토 프로토콜을 이용해 손쉽게 개별 크리에이터에게 어울리는 가상 선물을 만들어 스토어에 판매한다. 시청자는 이를 기프토 토큰(GTO)으로 구매해 크리에이터에게 선물한다. 이 모든 과정은 스마트 계약으로 투명하게 이뤄진다.

출처: 기프토

중앙화된 시스템의 한계를 탈중앙화로 극복하려는 해결책이다. 그렇다면 보상 시스템뿐만 아니라 업라이브 플랫폼 자체를 탈중앙화할 생각은 없을까.

이 물음에 앤디 티앤 대표는 “탈중앙화는 기존 시스템을 파괴하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아니다. 기존 시스템의 적절한 영역에 접목해 시스템을 확장하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업라이브 같은 생방송 스트리밍 서비스는 콘텐츠 관리가 중요하다. 시청자를 끌기 위한 노출, 도를 넘은 먹방 등 자극적인 콘텐츠가 나올 여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앤디 티앤 대표는 “콘텐츠 관리를 탈중앙화는 것은 현실적인 상황과 맞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탈중앙화를 마치 “세상을 바꾸는 만병통치약”으로 여기는 시선을 경계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탈중앙화를 오해하고 있다. 지금 탈중앙화를 내세운 프로젝트 대부분이 실패할 것이다. 실제 사업에서는 팀 관리, 프로덕트, 사용자 경험, 마케팅 등 여러가지 요소가 두루 중요하다. 탈중앙화 사업을 세우는 것은 중앙화된 사업을 세우는 것 만큼이나 어렵디. 중앙화 사업을 성공시켜본 팀이 아니라면 탈중앙화 사업을 성공시키는 것 역시 요원하다.

2. 이미 마련된 수요

기프토의 수요처는 이미 마련돼 있다. 예의 업라이브다.


더구나 업라이브 사용자들은 이미 ‘가상 선물’ 시스템에 훈련이 된 상태다. 기프토는 자연히 새로운 프로토콜임에도 사용자 경험을 확보하는 데 용이하다. 완전히 새로운 탈중앙화 서비스보다 앞선 출발선에 서 있는 것이다.

출처: 기프토

업라이브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지만 기프토가 업라이브에 한정된 프로토콜인 것은 아니다. HTML5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링크를 통해 페이스북 등 다른 플랫폼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한국 진출하는 업라이브·기프토…“한국은 중요한 잠재 시장”

앤디 티앤 대표는 기프토의 근간이 되는 업라이브를 한국 시장에 내놓기 위한 본격적인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업라이브의 한국 채널 베타 서비스를 출시한 상태다.

그는 한국 시장을 기술과 생방송 스트리밍, 엔터테인먼트가 한데 어우러진 ‘용광로’에 비유하며 “우리 서비스는 크립토와 엔터테인먼트, 게임이 융합돼 있다. 한국을 특별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매우 특별하다. 먼저 세계 최고의 크립토 시장이다. 거래 규모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또 엔터테인먼트와 게임에 있어 아시아의 수도라고 할 수 있다. 생방송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장 오랫동안 안착된 시장이기도 하다.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한국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하는 만큼 시장 분석에도 신경썼다. 앤디 티앤 대표는 “한국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콘텐츠 제작) 수준이 높다. 시청자 역시 엔터테인먼트 영역에 대한 기준이 높다”라며 “글로벌 서비스가 한국에 진출해 성공한 케이스가 굉장히 적은 것도 한국 시장의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그가 내세우는 업라이브의 전략은 ▲콘텐츠 고급화 ▲크리에이터에게 가장 수익화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점 ▲시청자와의 상호작용이 가장 높은 플랫폼이라는 점 등 3가지다.

한국에서 서비스 중인 생방송 스트리밍 플랫폼들을 살펴보자면 이렇다. (네이버) V 앱은 고급 콘텐츠를 가졌지만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수익화가 약하다. 아프리카TV는 수익화는 강하지만 (상대적으로) 콘텐츠 질이 낮다. 트위치는 크리에이터와 시청자 간 상호작용이 높지만 역시 수익화가 잘 되지 않는다. 반면, 우리는 3가지를 모두 갖췄다.

그는 “업라이브는 지금까지 1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진출한 어느 도시에서도 서비스를 철수한 적이 없다”라며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실패를 겪으면 끊임 없이 도전한다. 한국 시장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앤디 티앤 대표는 올해 업라이브의 한국 진출과 더불어 기프토 프로토콜 적용에 고삐를 죌 계획이다. 기프토는 올해 1분기 프로토콜 테스트를 완료할 예정이다. 3천만 업라이브 사용자가 기프토를 설치하게 된다. 또 2분기 내에 글로벌 인플루언서 및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사용 확장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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