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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은 상거래의 미래"

조회수 2017. 11. 21. 11: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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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
출처: flickr, BTC Keychain CC BY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광풍이다. 곳곳에서 ‘채굴장’이 생겨 나면서, 채굴을 위한 GPU들이 혹사당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사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 사야 한다, 라고 생각했을 때 사야 한다, 라고 생각했을 때 사야 한다’ 는 우스갯소리도 돈다. 그 가치에 많은 물음표가 찍혀 있는 비트코인은 불과 얼마 전에 폭락하긴 했지만, 그 전까지는 하늘 모르고 치솟으며 고수익성의 투기 상품으로 주목받았다.


비트코인이 주목받으면서 근간 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에만 가려져 있기에는 아까운 기술이다. 시기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언젠가는 인터넷 근간의 사업을 대폭 바꿀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 앞장서서 블록체인 기술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는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를 만나서 블록체인과 플랫폼 비즈니스의 미래에 관해 물었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

– 블록체인의 개념을 쉽게 설명해 줄 수 있나. 어떤 사람은 아예 새로운 개념이라 설명하기 어렵다고도 하고, 토렌트에 비유하는 사람도 있더라.


= 어찌 보면 토렌트 같기도 하고, 없던 개념 같기도 하다. 은행이나 서버가 하던 일을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하는 건데, 그런 면에서는 크라우드소싱 같은 측면도 있다. 모두가 참여함으로써 안정성이 높아지는, 그런 상상이 가능해지면서 할 수 있는 게 많아질 것 같다는 기대감이 있는 기술이다. 


– 비트코인 이야기만 나오는 이유가 뭘까. 


= 비트코인이 블록체인에서 가장 성공한 애플리케이션이어서 그렇다. 장단점이 있다. ‘비트코인=블록체인’으로 이해하는 분이 있는 건 단점이지만, 비트코인 덕분에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졌다. 지금은 비트코인을 필두로 오히려 비트코인보다 훨씬 나은 프로토콜들이 개발됐거나 되는 중이다. 그래서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꾼다’라고 얘기하는 데 정당성이 좀 더 부여된 감이 있다. 


물론 많은 허상이 끼어 있다. 전반적으로 프로토콜들도 여전히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더리움도 아직 앱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느리고, 불안정하다. 3년 후나 되면 얼리어답터 기질이 있는 개발자가 자기가 만든 앱을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올릴지 말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

(아직 멀었는데 과장하기는....)

– 회의적인가.


= 내가 이 업계에서 가장 회의주의자다. 블록체인이 당장 인터넷을 대체한다든지 하는 건 사기라고 생각한다. 블록체인은 지금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물론 앞으로는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딱 1993년도의 인터넷 상황과도 같다. 넷스케이프가 나오기 전에는 정말 ‘긱’들만 쓰던 게 인터넷이었고, 넷스케이프가 나오면서 일반인 대상 인터넷 사용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제대로 된 웹브라우저가 나와야 콘텐츠가 올라간다.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아서 그 위에 올라갈 양질의 콘텐츠도 없다. 블록체인은 인터넷과 모바일 수준의 사용성도 제공 못 하고 있는 단계다.

– 그럼 블록체인은 어느 시점에,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보나.


= 나는 블록체인이 인터넷의 등장보다 더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는 기존에 30년, 50년, 100년 된 전통기업들도 그냥 대응하면 됐다. 오프라인 지점이나 매장에서 고객을 만나던 기업은 웹사이트를 하나 만들면 됐다. 모바일이 나오면서 모바일에도 대응해 모바일 사이트를 만드는 식이다. 원래 하던 비즈니스에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가는 거다.


그런데 블록체인은 그런 기업의 존재 자체에 의심을 한다. ‘중개자가 왜 필요하지?’ 중개자가 필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서로를 못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전하게 직거래 할 수 있다면? 고민하는 순간이 올 거다. 


물론 저항이 센 분야는 천천히 바뀔 거다. 하지만 이미지 익스체인지처럼 저항이 적은 분야는 빠르게 탈중앙화할 수 있다. 콘텐츠 제작자는 사진을 공급하고, 구매자는 토큰으로 구매하고, 중간에 중개자가 없으니까 더 싸게 팔고, 많이 벌 수 있는거다. 


블록체인은 우선 중간에 이해관계자가 적은 분야에 도입될 거라 생각한다. 협회가 있거나, 법·제도가 있어서 라이선스 비즈니스가 돌아가는 영역이라면 늦게 바뀔 거다. 두 번째, 현실 세계와의 접점이 적은 분야. 아까 말한 이미지 같은 분야다. 달걀 같은 실물을 불록체인 상에서 거래한다고 하자. 중간에 바꿔치기 된다든지 등 무결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이런 건 천천히 바뀔 거다. 


검열 저항적인 서비스부터 블록체인이 도입될 거다. 여기에서 히트작이 나올 거라고 본다. 과거 소리바다처럼 사람들이 쓰고 싶어서 안달 난 서비스가 나올 거다. 토렌트 쓰기 어렵지만 사용하는 건 공짜라서 그런 것과 같다. 이런 게 블록체인에 올라간다면 히트를 할 것 같다. 


비용 효율적이 되는 순간부터는 금방금방 바뀔 것 같다. 그렇다면 기존에 오래 해 온 중개업자들 중 상당수를 아예 없앨 수 있다. 중개의 미래, 상거래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출처: flickr, Luke Descryptive, CC BY

– 블록체인은 플랫폼 비즈니스를 어떻게 바꿀까.


= 플랫폼의 존재 자체를 묻는다. 우버, 에어비앤비가 왜 필요한가? 탈중앙화된 서비스를 위한 보험 서비스들도 나올 거다. 어느 정도의 리스크는 있겠지만, 통제 가능한 수준일 거다. 지금 인터넷에 있는 모든 중재자를 다 없앨 수 있다. 


플랫폼들은 그렇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블록체인을 도입할거다. 인터넷 인프라를 고수하다가 시장을 뺏기는 게 아니라, 우버-에어비앤비가 가장 먼저 블록체인을 도입할거다. 하지만 PC에서 모바일로 넘어왔을 때 그랬듯, 그 과정에서 크랙이 있다. 거기에 신흥주자의 기회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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