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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플랫폼 개척한 배틀그라운드의 개발사 '블루홀'

조회수 2017. 12. 7.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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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뒤흔든 배틀그라운드를 받치고 있는 기업

전 세계를 뒤흔든 배틀그라운드를 받치고 있는 기업

오버워치, 리그 오브 레전드가 휩쓸던 PC방, 온라인 게임 시장을 단숨에 평정한 게임이 있다. 동시에 최대 100명이 즐길 수 있는 서바이벌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바로 그것이다. 블루홀의 자회사인 펍지주식회사에서 개발한 이 게임은 스팀 플랫폼을 통해 세상에 선을 보이자마자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중이다. 이 게임은 현재 온라인 게임 황금기를 넘어 모바일 게임 시대에 접어들며 ‘우물 안 개구리’ 취급을 받던 국내 게임사들 그 어느 곳도 넘보지 못한 글로벌 시장 No.1을 꿰찬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런 게임을 대형 퍼블리셔도 아닌 중규모의 게임 개발사가 내놓을 수 있었던 배경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성공한 벤처사업가의 다음 스텝, ‘게임’

 

코스닥에 아직 상장되지 않은 회사들 중 가장 ‘핫’한 회사를 꼽으라면 열에 아홉은 ‘블루홀’이란 이름의 게임사를 꼽을 것이다. 상장된 유력 게임사들에 비해서도 그 규모가 뒤처지지 않는 블루홀을 지금처럼 유명하게, 또 거대하게 만든 것은 이제는 전 세계인으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게임이 된 ‘배틀그라운드’다. 외딴섬에 100명의 유저가 떨어져 벌이는 배틀로얄 방식의 슈팅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는 세계 최대의 온라인 게임 유통 플랫폼인 밸브코퍼레이션의 ‘스팀’에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4개월 만에 누적 매출 1억 달러, 600만 장의 판매량을 돌파한 PC 게임이다.

▲ 지금은 4차 산업혁명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블루홀 장병규 의장

블루홀의 창업자는 1세대 벤처사업가 출신인 장병규 이사회 의장이다. 수차례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또 성공시킨 그는 우리나라 벤처사업가들 중에서도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공동창업한 1997년 네오위즈의 ‘세이클럽’, 네이버에 350억 원에 매각해 우리나라 벤처기업 M&A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바 있는 ‘첫눈’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첫눈 매각 이후 2007년 3월 그가 설립한 기업이 바로 블루홀스튜디오, 지금의 블루홀이었다.


지금의 블루홀을 설명하는 게임이 배틀그라운드라면, 과거의 블루홀스튜디오 시절을 대표하는 게임은 ‘테라’다. 모바일 버전 테라M을 통해서도 서비스되고 있는 테라는 논타겟팅 MMORPG가 주목받던 시절 그 선두에 서있던 게임이었다. 2007년 설립된 블루홀이 긴 개발기간을 거쳐 2011년 1월에 선보인 테라는 2011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지금 보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수준 높은 그래픽과 액션성으로 오랜 기간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은 온라인 게임이다. 

▲ 블루홀의 이전까지의 캐시카우는 온라인 MMORPG ‘테라’였다

테라는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높은 평가와 매출을 기록한 바 있는데, 이 게임은 스팀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MMORPG 중 가장 많은 누적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2015년 1월 기준 북미 및 유럽 지역에서의 누적 수익도 13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 6개 지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테라의 누적 가입자는 2,500만 명을 넘어선다.


테라로 다진 내실, 그리고 글로벌 시장 

▲ 넷마블을 통해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된 ‘테라M’

하지만 테라는 아무런 잡음 없이 서비스 시작부터 현재까지 승승장구하기만 한 게임은 아니었다. 테라의 앞길을 막았던 것은 리니지를 서비스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였다. 엔씨소프트가 자사의 리니지3 개발자들 총 11명이 개발실장을 필두로 블루홀로 집단 이직을 하면서, 리니지3의 영업 비밀을 테라에 사용되었다고 주장하며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이 발단이었다. 엔씨소프트는 테라가 공개된 시점부터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개발자 이직으로 인해 리니지3 프로젝트가 무산되었다고 공공연하게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 두 회사의 소송은 이후 6년간 이어졌으며, 결과적으로 영업 비밀의 유출에 대한 부분은 인정되지만 블루홀의 손해배상책임은 없다는 법원의 판단으로 마무리됐다.

▲ 장르를 개척한 ARMA3의 MOD ‘PLAYERUNKNOUN'S BATTLE ROYALE’

엔씨소프트와 마찰을 빚긴 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냈던 테라였다. 하지만 블루홀은 테라의 뒤를 이을 후속작을 좀처럼 내놓지 못했다. 대부분의 개발사들이 PC 기반의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시장으로 둥지를 옮기는 와중에도, 블루홀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모두가 모바일 시장으로 뛰어드는 그 상황에서, 블루홀은 대신 ‘글로벌 진출’이라는 키워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테라를 서비스하며 관계를 맺고 있던 엔매스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해외의 게임사, 퍼블리셔, 관계사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하며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해 온 것이다.


그 과정에서 블루홀이 주목하기 시작한 플랫폼은 스팀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던 것은 지노게임즈라는 회사에서 데빌리언이라는 게임을 준비한 제작자이자, 2015년 1월 블루홀에 인수된 이후 테라 라이브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던 김창한 PD였다. 배틀그라운드가 띄고 있는 배틀로얄 장르는 현재 보헤미아인터렉티브에서 제작한 밀리터리 택티컬 슈터 게임인 Arma 시리즈의 MOD(Game Modification, 기존 게임 요소를 변형시킨 2차 창작 콘텐츠) 게임인 ‘PLAYERUNKNOWN's Battle Royale’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창한 PD는 해외에서 유행하고 있는 이 배틀로얄 장르 게임에 주목해, 이를 빠르게 PC 패키지 게임으로 출시할 계획을 세워 신작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배틀로얄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주목하다 

우리나라 게임사들은 그 누구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글로벌 지향 패키지 게임 시장, 거기에 국내 게임사들에게 생소한 스팀 플랫폼, 심지어 마이너한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출시하려는 계획은 당연히 순탄한 길을 걸을 수 있을 리 없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배틀로얄 장르와 접목시켜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자 했던 시도를 담은 그의 프로토타입은 사내 프레젠테이션 과정에서 거절되고 만다. 하지만 단순히 그 거절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었다. 블루홀 경영진의 요구는 보다 간단했다. 그건 ‘배틀로얄’이라는 장르에 보다 더 집중된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 스팀을 통해 전 세계에 배틀그라운드가 선보이다

이를 위해 이들은 배틀로얄이라는 장르(모드)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플레이어언노운(PLAYERUNKNOWN)’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크리에이터 ‘브랜든 그린’을 새 프로젝트에 영입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김창한 PD는 직접 ‘10년 동안 원했던 게임을 만들고 싶은데, 배틀로얄 게임에 대한 비전을 위해 우리와 함께 일하자’는 제안과 게임의 기획 내용을 브랜든 그린에게 보내고, 심사숙고 끝에 이 제안을 그가 수락하게 된다. 사실상 장르의 원작자가 합류하게 된 블루홀의 배틀로얄 게임은 급물살을 타게 되고, 브랜든 그린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할 수 있었다.

▲ 빠른 속도로 쓴 성공신화, 이제는 ‘올해 최고의 게임’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후일 브랜든 그린이 밝힌 바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 개발은 매우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으며, 특히 회사 경영진의 간섭은 일절 없었다고 한다. 브랜든 그린이 게임의 감독으로서의 개발 전권을 맡은 채 프로젝트는 진행되었으며, 김창한 PD는 그의 의향에 반대되는 기획을 내세우거나 간섭하지 않고 함께 협력해 배틀그라운드를 빠른 속도로 개발해 나간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배틀그라운드의 풀네임인 ‘PLAYERUNKNOWN'S BATTLEGROUND’의 플레이어언노운은 앞서 이야기한 바대로 브랜든 그린의 닉네임이며, 해외에서 배틀그라운드가 자리를 잡는 데는 배틀로얄 장르의 원작자가 참여한 장르적 정통성이 한몫을 했던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를 넘어 이제 다음 단계로

배틀그라운드의 초반 성공을 견인했던 것은 달라진 미디어 환경이었다. 배틀그라운드는 고전적인 방식의 마케팅 덕분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전파하는 개인 제작자들의 방송 콘텐츠에 힘입어 게임을 알릴 수 있었다. ‘트위치’를 중심으로 배틀그라운드를 소재로 방송을 하는 개인 제작자들이 늘어나고 또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으며, 이 방송을 보고 게임에 흥미를 느낀 시청자들이 게임을 구매하는 선순환이 일어나 게임은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다.

▲ 지난 지스타를 통해 공개된 신작, A:IR(에어)

지난 10월 24일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 기자간담회에서 밝혀진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2017년 3월 24일 스팀 얼리액세스(앞서 해보기)를 시작한 배틀그라운드는 총 1,800만 카피를, 그리고 국내에서만 13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례적으로 국내에서는 PC방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아님에도, 현재 국내 PC방에서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게임은 배틀그라운드다. 비상장사인 블루홀의 주식이 연일 치솟고 있으며, 블루홀의 기업 밸류는 기존의 국내 거대 게임사를 육박하는 수준으로 측정되고 있다. 심지어 정치권에서도 국내 게임사들의 확률형 아이템을 비난하며, 그에 대한 대안의 성공사례로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를 적극적으로 언급하고 있을 정도다.

▲ 12월, 배틀그라운드는 콘솔 게임(Xbox ONE)으로도 출시된다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가 성공하게 된 것에는 여러 천운이 뒤따랐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저 운이 좋았던 게임으로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을 폄훼하기도 하며, 외국인 개발자가 만든 무늬만 한국 게임으로 깎아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는 한국인 PD가 주도적으로 지휘한 프로젝트임이 분명하며, 그저 운이 따랐을 뿐인 게임이 아니라 탄탄한 게임성이 기반이 된 잘 만들어진 콘텐츠임을 부정할 수 없다.


또한 이런 콘텐츠를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기업 차원에서 남들이 하는 대로 모바일 시장으로, 확률형 아이템을 좇기에 급급하지 않고 소신을 가지고 새로운 플랫폼과 글로벌 시장을 바라본 결과로 봐야 할 것이다. 블루홀은 이제 배틀그라운드를 넘어 다음 프로젝트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프로젝트W로 알려져 있던, 테라의 노하우를 살린 온라인 MMORPG ‘A:IR’가 이제 곧 세상에 선을 보일 계획이다. 이 게임 또한 서비스 전부터 국내뿐 아니라 북미와 유럽, 일본 지역 서비스 계획을 발표하며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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